몇 년 전부터 해외학회가 끝나면 하루나 이틀 시간을 내서 미술관이나 공연을 보고 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처음 가본 암스테르담에서는 파리 유로자전거나라 가이드가 추천한 <Kröller-Müller Museum>을 꼭 방문해보리라 하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이 미술관은 Helene Kröller-Müller여사가 평생 모은 미술품을 정부에 기증해서 1938년에 개관한 것이데, Müller여사는 개인적으로 그림을 모으다가 어느 순간부터 대중을 위한 미술관을 건립할 꿈을 가지게 되었고 타계하기 1년전에 미술관을 개관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저는 암스테르담 역에서 Ede-Wageningen역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108번 버스를 타고 Otterlo에 내렸고 다시 106번 버스로 미술관까지 갔습니다.
Amsterdam central station
이 미술관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국립공원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인데 공원 내에서 자전거를 빌려 미술관까지 갈 수 있습니다 (대신 미술관을 관람하려면 공원입장료를 같이 내야 하지요. ).
이런 위치나 주변 환경의 차이로 기존에 도심에 있는 미술관과는 매우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Otterlo에 내려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네요.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리다가 만나는 미술관이라... 다음에는 한번 자전거로 방문을 해봐야겠습니다.^^
미술관 입구에 이렇게 자전거 보관소가 있습니다.
주변 숲길에서 자전거로 이동하는 방문객들
북유럽에 가면 건축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데 이 미술관은 Henry van de Velde라는 벨기에 디자이너가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입구를 지나 앞마당에 들어서면 이 Oswald Wenckebach의 'Monsieur Jacques' (1956) 가 마치 집사처럼 반겨줍니다.
건물까지 들어가는 동안 여러 조형물들을 감상 할 수 있지요.
Landschaps-zonneproject (1979) | Work of art by Piet Slegers
조각공원으로 둘러싸인 낮은 다각형 건물로 복도가 유리로 개방되어 있어 주변 경관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는데 상당히 세련되고 멋스럽습니다.
미술관 입구
Müller여사는 Bremmer라는 비평가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모았는데 특히 고흐의 가치를 일찍부터 알아봐 100여점이 넘는 작품을 구입해서 암스테르담의 고흐미술관에 이어 두번째로 고흐그림이 많은 미술관이라고 하네요.
재미있게도 한쪽 벽면에 당시 어느정도의 비용으로 구입을 했는지 네델란드 길더 화폐 단위로 써 있었는데 지금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겠지요.
미술관의 중앙에 고흐 그림만을 전시한 공간이 양쪽으로 위치해 있습니다.
고흐는 10여년간의 짧은 기간동안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 초기 5년과 후기 5년의 그림이 상당히 다릅니다.
전시관 한쪽에는 네델란드에 머물며 시골 농부의 모습을 어둡게 그렸던 초기의 그림이 있고 반대쪽에는 파리와 프로방스에서 그린 후기의 밝은 색감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어 비교하면서 감상하기에 좋습니다.
고흐의 그림중 시골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잘 그렸다고 하는 "감자먹는 사람들"이 유명합니다. 이 그림은 같은 제목으로 고흐 뮤지엄과 이곳에 전시되어 있고 이곳의 작품이 먼저 그려진 것입니다.
The potato eaters (April - May 1885) I Vincent van Gogh
이외에도 우체부 조셉 룰랭의 초상화, 밤의 카페테라스,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싸이프러스나무와 두 여인, 울고있는 노인, 아를의 랑그루아 다리, 선한 사마리아인 등 고흐의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감상할 수있는 특별한 미술관입니다.
혹시 암스테르담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그리고 고흐를 좋아하신다면 암스테르담 시내의 고흐박물관과 함께 꼭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