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밥해먹기 episode 2

앞집 그녀

by 다은

딩동 딩동

쾅쾅

주저 없는 초인종

당당히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


분명

앞집 그녀일 것이다.


항시

잔잔한 꽃무늬가

바탕에 가득한 잠옷을 착용하고

한 손에는 수북이 담은 뭔가를 들고 있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당당한 것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그것 때문이다.


이번엔

시큼한 양배추 김치다

스뎅이라고도 발음하는

양푼에

찰찰

국물이 넘칠락 말락

수북이 얹어진 양배추가

곧 걸어 나올 듯이 담겨있다


시골 아들에 갔다가 많이 가져왔으니

조금만 맛만 보란다


그녀의 멘트는 언제나 일정하다.


시골서 가져온

얼마 안 되는 양이고

집에서 밥 먹는 식구가 없으므로

나눌 뿐이라는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해가 져야 들어오는

에미를 둔

우리 올망졸망한 아이들에게

맛을 보이고 싶었던 것 일터


집에 오자마자

종종거리며 놓을 밥상에

푸짐한 양푼에 담긴

새콤하고 달달한 그 음식으로

다른 찬가 지를 놓아야 할

나의

걱정과 수고를 덜어주고 싶은 것이다.


"맛있어요!" "금세 다 먹었어요!"


너무나 감동적이고 감사한 일임에도

감정표현을 달리 할 줄 모르고

상투적일 수 있는 멘트로 대신할 뿐


어쩌다 내가

이 집에 이사오게 되어

때때로 적절히 이런 감사함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되었는지

감사하고 소중하다


다음번 메뉴를 은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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