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브로컬리 편집부
평소에 상상하기 좋아하는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내가 만일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서점이나 카페를 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작은 서점을 하면서 사업가로 거든 난 김소영, 오상진부부나 가끔 동네 구석에 있는 작은 서점의 고요함을 보면 책방을 한다면 물질적인 풍요와 낭만적인 인생을 누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서울의 3년 이하된 서점을 연 책방 가게 사장님들과의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었다. 낭만적인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책방은 돈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기존 직장을 다니다가 어느정도 모은 돈으로 창업을 했는데, 대부분 생계에 어려움이 있었고 달마다 나가는 책값과 월세를 그 동안 모은 돈으로 메꾸고 있었다. 책이 쓰인 시기가 2018~2019년 쯤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6~7년 정도 흘렀는데, 인터넷에 검색되는 책방이 많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아직도 있는 책방이 있으면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사장님들은 새로운 삶의 영역을 찾아 나선게 아닐까 싶었다. 막연하게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책방의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보니, 책방은 돈이 안되고, 정 하려면 내 건물에서 임대료 걱정 없이 해야한다였다.
물론 참 딜레마인게 건물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세를 받으면 되는데 굳이 책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책방이 유지가 되는 곳은 책과 카페, 개인 클래스를 병행했는데, 실제로 카페나 개인 클래스의 수익성이 높아서 해당 부분에서 생계와 임대료를 버는 편이라고 했다. 책 자체는 정말 천원 정도 겨우 남아서 여간 팔아서는 남는 장사는 아니었다. 만일 내가 나중에 책방을 하더라도 돈일 될 수 있는 cashcow는 마련하고 해야되었다. 물론 어떤 사장님은 카페나 개인 클래스가 사업의 본질이 되는 것에 큰 반감이 있었는데, 현실적인 나는 그래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 되어야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도 본인의 가치관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멋졌다. 가끔 회사 일이 답답하고 책방이나 카페를 하며 여유를 가지는 삶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었다(물론 알면 알수록 세상에 여유롭고 쉬운 일은 없었다...).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나아가 회사를 그만 둔 사람이 있는 것까지 보니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작은 서점을 들리면 가급적 책 한권을 사려고 한다. 내심 회사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보이는 삶이라 생각하여 책방 사장님들에게 시샘도 느껴지만, 이번 책을 읽으며 그래도 책 한권 가급적 사서 나올려고 한다. 책 자체를 아끼는 사장님들의 진솔함과 작은 서점이 보다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기 때문이었다. 카페에서 한번 지불하는 돈보다 몇일간 읽을 수 있는 책 값을 아까워하는 시대라 책방의 미래는 밝은 것 같진 않다. 그래도 그런 소소한 책방과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책들이 조금 더 보편하되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