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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 오두막

저자 : 윌리엄 폴 영

by 하루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허기가 져서 이것저것 먹게되는데, 사실 많이 배가 불러도 계속 먹게 된다.

배가 허기진 거는 일차적인 것이고 영혼이 많이 허기져서 결코 채울 수 없는 허기짐을 음식이로 채우게 되는 것만 같다. 나만 그런걸까?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에서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을 음식이며 사진, 때로는 시덮잖은 영상을 보면서 저마다의 굶주림을 채우는 것만 같다.


책에 나온 주인공 맥은 자식을 유괴범에게 잃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져 있으며 자신의 인생의 해답을 찾아 해메고 있다. 당연히 이런 주인공이 처한 극한의 상황과 내가 놓인 상황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인생의 해답, 인생에서 허전함을 느끼고 살아가는 모습은 나와 그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답답함과 해답을 찾는 한 인간에게 신이라는 존재가 나타나 해답을 알려주는 판타지를 우리 모두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주인공이 만난 기독교의 신의 모습은 백인이 아닌 황인과 여자, 흑인으로 이루어졌다. 기존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종교에 대한 고정 관념, 상념을 깨고자한 저자 윌리엄 폴 영의 의도가 다분히 묻어 나온 것 같았다. 세 인물들과 주인공인 맥이 대화하며 나눈 종교의 모습은 기존에 딱딱하고 교조적으로 신앙 생활을 하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우리가 기존에 종교에 실망하고, 신을 원망했던 것은 사실 어찌보면 우리가 가진 신앙의 모습이 잘 못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저자가 말한 모습은 그 모든 고난과 슬픔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신앙인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그린 참다운 신앙인의 모습이라는 것이 참으로 보통 사람이 달성하기는 어려운 것이고, 때로는 진정한 슬픔을 느끼고 공허함을 느끼는 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종의 높은 차원에서 수련하는 도인과 같은 마음으로, 본인이 겪고 있는 고난과 슬픔에 초월하고 삶을 관조하는 자세.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을테다.


책의 주인공 맥은 작은 오두막에서 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평안을 찾았고 본인의 허기짐을 해결했다. 나에게 있는 허기짐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 책에서 보이는 많은 신앙의 모습에서 평소 동감하는 부분들도 많아서 동의하는 부분들도 많았고, 때로는 저자가 가르치고자하는 내용을 다소 극적으로 연출하려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이 주는 교훈들을 다시금 곱씹어 볼만했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 안에서 자유롭기 보다는 스스로를 올가매는 실수를 종종하곤 하는데, 진정한 자유를 그 안에서 누리며 살아야겠다.


저자가 말했든 자연과 삶, 시와 문학, 음악 이곳 저곳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있기에 하나 하나 관찰하며 감사하며 영혼의 허기짐을 채우고 풍만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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