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시간마다 못자던 잠을 자고있어.
처음 너를 만나 잦은 연락에 업무 집중도 못하고 기다리고 설렜던거 생각난다.
나 휴게시간이 두시간이라 늘 식사 끝나면 쪽잠에 들었는데 네 연락 하나 받겠다고 잠도안자고 엎드려서 늘 무음이던 휴대폰 처음으로 소리음도 켜보고 진동모드도 해봤어.
쉬고있는 직장동료에게 방해가 될까 진동모드로 해두고 손에 휴대폰을 꼭 쥐고있었어.
그시간에 잠에들지 않으면 남은업무가 피로할 거 알면서도 나는 네 연락을 기다렸어.
잠에 들것같을때 전화벨이 울리면 언제그랬냐는듯 신이나 해맑게 받았던게 아직도 기억나.
근데 있지.
나 이제 잘 자고있어.
연락의 빈도가 줄어들고 어느 누구나 처음과 같을 수없다는거 아니까.
이제는 서로 근무중에 전화 한번 하지 않으니까.
네 연락을 기다리며 우울해하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셀 수조차 없었어.
처음에는 애가 탔고 남들 앞에서 할 수도없는 이야기라 고생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게됐어.
언제올지 모르는 연락에 기다림이 줄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도 들어.
그러니까 나 잘 쉬고 잘 자고있어.
잠에 들기 전까지 연락이 올까 싶다가도 잠에서 깨어난 내가 연락 한번 없는 휴대폰을 보며 속앓이를 하는게 줄어들었어.
그래,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못하겠지.
여전히 잠들기 전에 진동으로 바꿔두고 혹시나 올 연락에 휴대폰을 꼭 쥐고자는건 버릇이 되어버렸으니까.
하지만 괜찮아.
이제 네가 연락이 없어도 나는 더이상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않으니까.
어느샌가 문득 깨달았는데 내가 마음을 접고있나봐.
누가 그러더라.
관심이 있으면 손가락이 부러져도 연락은 한다고. 연락이 오지않는걸 기다리는 짓만큼 바보같은 짓은 없다고 말이야.
처음에는 바빠서 그랬겠지 싶었는데 그건 아닌 것같으니까 연락이 없는 너를 이해하기로 했어.
내 연락이 먼저가 아닌사람을 기다리는 것만큼 바보같은 일이 없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됐거든.
이렇게 체념한 내 마음을 한바가지 퍼보면 뿌연 물밖에 없더라.
속앓이하며 흘린 눈물이 한가득 들어있었나봐.
나는 이걸 조금씩, 아주 조금씩 비워낼까해.
비워내고 지워내면 어느새 체념조차 하지않을 것같으니까.
그때가되면 더이상 휴대폰을 쥐고 잠드는 버릇같은건 남아있지 않게될거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게 네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걸, 내가 그만큼 많이 기다렸다는걸 아주 조금만 알아줄래?
늦어도 좋으니 깨닫고나면 내게 다가와서 손한번만 잡아줘.
찾아와준 네게 아주 환하게 웃으며 다시 다가갈테니까 내가 멀어진만큼 조금씩 다가와줘.
여전히 좋아하고 있는 너를 포기하지 않을 수있도록 조금만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