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2월 02일 01:25 - 30화 -
부활 - Never Ending Story를 수십 회 반복해서 들었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이라는 가사가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발매됐을 때 내 나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냈던 연도다. 이 때는 멜로디가 좋아서 이 노래를 좋아했었다. 어제 그녀를 끊어낸 그 새벽 하필이면 비가 와서 창문 너머로 떨어지는 빗방울과 빗소리에 제법 긴 시간 심취했었다. 그리고는 잠을 뒤척이다. 가게로 나와 오늘 첫 배달을 가는데 이 노래의 가사가 떠올라 그 이후로 계속 들었다. 종일 무언가 에너지바처럼 딱딱하고 까칠한 게 식도에 걸려 있는 느낌이었다. 또 몽롱했고 배달 중에 눈물이 찔끔찔끔 났다. 원래 안구는 강한 바람을 맞았을 때 눈물이 나니까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을 거다. 그만큼 우울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이 정도라면 며칠만 지나도 원래 내 마음의 상태로 돌아올 것 같다. 지금 와서 느끼는 거지만 김태원은 정말 대단한 음악가다. 어떻게 이런 노래를 만들 수 있었을까? 다른 노래들 또한 경이로워서 그가 존경스럽다. 그야말로 천재다. 아무도 없는 산복도로에서 복식호흡으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인기척이 없는 휑한 도로를 만나면 부르고 또 불렀다. 원래 글을 쓰거나 창작을 좋아하는 사람은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따라서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린다. 아무튼 가사처럼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된다는데 그 순간의 선택은 개인의 몫이었던 거다.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녀만큼이나 다른 이성을 진심으로 사랑해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서 인지 지금은 내 삶이 조금 더 중요해졌다. 시간도 없을뿐더러 코로나 19 시대에 맞서 가게를 지켜내야 한다. 장가? 못 가면 할 수 없다. 그렇지만 훗날 가지 않은 게 아니라 가고 싶었다고 말할 거다. 그녀는 일방적인 사람이라서 갑자기 내게 와서 머무는 기간 동안 내내 신경 쓰이게 하고 떠날 때는 또 갑자기 가슴을 찢어 놓고 떠난다. 군대를 다시 가라고 하면 가겠는데 그녀와의 이별은 몇 번을 겪어도 싫다. 내 혈색을 누렇게 만들고 주변인에게 무슨 일 있냐는 말을 수없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 죄도 없는 타인에게 예민해진다. 그녀에게는 결말이 뻔하다고 말했지만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에 없는 생각을 마음에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서라도 떨쳐내는 게 가장 이롭다는 판단이다. 이번에는 내가 느껴도 강력한 의사표현을 했으므로 그녀 또한 상처를 받았을 거다. 아마도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미안하기는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내가 두려움을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을 그녀가 이해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설 명절이 다가와서인지 매출이 급감했다.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 모든 가구는 명절을 대비해서 돈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첫 설 명절을 맞이하는 커피숍 사장님께서 명절 전에 원래 이렇게 매출이 줄어드는 게 맞냐고 묻길래 할 수 없다고 원래 그렇다고 답했다. 장사에 있어서 설과 추석이 끼어있는 달은 거의 내려놓는 달이다. 다만, 연휴를 반납한다면 현상유지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월 달은 마음의 준비를 완벽하게 해야 하는 달이다. 2월 14일까지도 21시 이후로 취식이 불가하기 때문에 타격이 매우 클 거다. 덜 바쁘면 덜 바쁜 대로 읽지 못했던 책도 조금 읽고 못 봤던 드라마도 다시 볼 수 있다. 그리고 재료 준비 시간에 준비할 재료가 줄어들기 때문에 어머니와 짧게나마 공기 좋은 곳으로 가서 힐링을 할 수 있다. 하루만 쓰면 유서고 매일 쓰게 되면 일기다. 나는 병사였지만 그래도 공수부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위험한 훈련에 앞서 유서를 쓰는 간부들을 종종 보고는 했다. 써놓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길 수 없다. 하루를 뜻깊게 보내기 위해서는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고 여기고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보내는 것에 있으며 내일이 주어졌을 때 그 하루에 대해서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