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컬래버레이션, 컬래볼루션...,...가끔 외부교육을 참석하게 될 때면 느끼는 바가 많다. 이렇게 열심히 트렌드를 분석하고, 기업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장인들이 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에 비해 나는 덜 열심히 사는 것 같은 자책 비슷한 느낌이다.
최근 핫한 곰표 맥주 마케팅을 고안해낸 누군가를 들 수 있겠다. 옛날 오리지널 감성과 웃음과 추억을 모든 세대에게 아우르게 했고, TV를 보지 않는 나조차도 보게 되었으니 해당 기업에 기여한 바는 금액적 매출 이상일 것이다.
그뿐이랴.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일반인도 소위 말하는 "영향력"을 갖게 되는 시대다. 과연 이렇게 바삐 움직이는 대한민국 안에서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한편으론 인플루언서라는 영향력을 가져보고도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이웃블로거가 인플루언서가 되었다며 글이 올라왔다. 하기야 책도 여러 권 냈고, 그만큼 필력도 있으며 그의 글을 보고 있는 이들도 많다. 책에 있어서의 영향력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그리고 부러웠다.
"와...,... 좋겠다."
책을 읽다 못해 썼고, 지금도 쓰고는 있는데 이 정도로는 영향력이라는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엔 부족했다. 어느샌가 인플루언서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고 공유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영향가의 글 쓰는 구성과 이미지에 대해 집중하게 됐다. 책 리뷰를 올리더라도 멋진 사진 찾기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했고, 질보다 양적인 측면에 더 집중하고 집착했다. 솔직히 어떻게 인플루언서가 되는지는 찾아보지도 않았다. 무턱대고 그저 들이댔다.
확실히 자주 글을 꾸준히 올리면 블로그를 찾는 이가 늘기는 했다. 횟수에 집착할 때쯤 과연 이게 내가 바라던 것이었나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즈음 누가 물었다
"브런치 작가는 짤린거야? 글을 안 쓰길래."
그렇다. 그저 난 쓰는 것이 좋았을 뿐이고, 글을 쓰려고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고 자격을 얻었던 것인데, 요 근래는 뭔가에 홀린 듯 살짝 삼천포로 빠져있었던 것이다.
새벽에 다시 책상에 앉았다. 무엇이 됐든 쓰는 일이야말로 결국 하고 싶었던 일이고 제일 나다운 시간이 되는 순간은 결국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순간이다. 글이 잘 풀려서 업로드가 되면 좋고,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퇴고의 퇴고를 거듭하다 결국 발행되지 못하는 글이 되더라도 쓰는 순간이 좋았다.
단조로운 삶에서 글을 쓸 수 있고, 좋아하는 취미를 찾았고 언제나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영향력을 떠나 이런저런 스트레스나 혹은 무료함 속에서도 날 찾을 수 있는 건 결국 무언가를 쓰고 있는 매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