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살기 Mar 18. 2020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어디로 갔는가?

라떼는 말이야

나는 '세상 좋을 때'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다. 어릴 적 친구들과 "야, 나중에는 핸드폰을 시계처럼 걸고 다닌데.", "핸드폰으로 컴퓨터 게임도 하게 된다던데?"와 같은 이야기들을 했었고 이 모든 것들은 성인이 채 되기 전 현실이 되어버렸다. 해외를 간다는 것이 인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이벤트였는데 내 주변에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가본 친구는 '제로'다. 그때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저가항공사(LCC)도 생겼고, 세상을 바꾼 혁신인 아이폰은 XS, 11 시리즈가 나오고 있다. 

2006년 통화 중인 친구를 찍은 사진. 참고로 저때 저렇게 핸드폰을 들고 통화를 하던 저 친구는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 세대는 웬만하면 컴퓨터를 기본 이상 다룰 줄 알고, 예전에는 타자 600타가 '스펙'이었는데 지금은 타자를 못 치면 정상인 취급을 못 받는다. 웬만한 전자기기는 사용설명서는 갖다 버리고도 잘 쓰고 심지어 iOS를 해킹해서 안드로이드를 설치하는 세대다. 4년제 대학을 나오면 엑셀은 기본이고, 멋들어진 PPT 역시 기본 스펙에 토익 800점은 그들에게'평균'점수가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4K 영상을 찍어 편집까지 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에서 말 그대로 '날아다닌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우리 세대들에게 기성세대가 '노답'이라는 것과 그들에 대한 험담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사실 70년생과 90년생은 일방향이 아니라 상호 노답 작용(?) 중인 것 같다) "야, 우리 부장님은 아직도 독수리 타법이라니까, 답답해 죽겠어", "저놈의 과장은 일도 다 미루면서 월급은 제일 많이 받아가", "지는 할 줄도 모르면서 맨날 지적질이야" 등등등. 물론 젊은이들이 모르는 그들의 진짜 실력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안타깝지만 정말 실력이 없을 수 도 있다. 또, 그런 IT분야에서는 실제로 젊은 세대들이 평균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밀레니얼 세대에게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다. 충성심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뭐? 충성? 니같으면 충성하겠냐 꼰대야"라고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회사에 충성하라고 얘기를 꺼내는 게 아니니 흥분을 가라앉혀도 좋다.


70년대생 혹은 이 전 세대가 회사에 충성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의 2,30대 때는 회사에 대한 믿음과 충성이 곧 자신의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IMF와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그들은 더 이상 회사가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이러한 사실은 숨겨진 비밀을 밝혀낸 것이 아니라 원래 그랬던 것이 경제 위기와 함께 드러난 것일 뿐이다.) 기성세대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너희는 애사심이 없어", "내 것처럼 생각하고 하란 말이야"라는 얘기를 종종 하지만 사실 지금의 4,50대들 역시 엄청난 애사심은 없다. "라떼는 말이야"일뿐이다. 그들의 찬란했던 그 시절에는 그랬을지라도 모진 풍파를 겪은 그들은 지금 본인들의 자식들에게 "회사는 너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아. 공부해서 성공해."라고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과거의 기업들이 회사 내에 속해있는 누군가의 충성으로 지금의 영광을 만들었다면, 지금 이 시대에 회사와 직원 사이는 어떤 것이 연결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고민해본다.

다음 글에서는 '소용없는 충성심'을 대체할 '그것'에 대해 적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 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