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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Mar 29. 2020

창업한 지 15년, 이제야 '브랜딩'을 고민하다

우리 브랜드에 대한 고찰

삼성전자의 회사 미션은 무엇일까? 삼성의 미션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에 공헌하는 혁신적 기술, 제품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미래 사회에 대한 영감 고취"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이 미션은 누가 정한 것일까? 이병철 창업주? 이건희 회장? 아마 둘 다 아닐 것이다. 우리 회사 역시 비슷하다. 우리 회사의 미션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에게 제공한다"이다. 하지만 이 미션은 불과 얼마 전, 새롭게 정의되었다. 어떻게 창업했는지 15년이 된 회사가 이제야 미션을 정의하게 된 걸까?


나는 아버지가 창업한 회사를 물려받아 2세 경영을 하고 있다. 58년생이신 아버지 세대의 기술 창업인들은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에 의미를 두고 창업을 시작하는 세대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밟아오신 지난 시간들 그리고 내가 앞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앞으로의 시간들을 고려해서 회사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를 정하게 되었다. https://brunch.co.kr/@wnsaud524/113


지난 금요일, 나는 또 새로운 문제를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어떤 브랜드인가?' 이 질문을 떠올렸을 때 나는 굉장히 큰 충격에 휩싸였다. 내 마음속에 'NEOTECH'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서스펜션'이었다. 즉, 우리 회사는 '서스펜션'이라는 자동차 하체를 담당하는 부품으로 '낙인'이 되어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국내 영업 총괄을 맡고 계신 과장님께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요즘에는 우리 회사가 서스펜션을 만드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우리 회사를 브레이크 제조 회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 말을 드는 순간은 솔직히 별생각 없었다. 그러나 문득 그 말의 의미를 되새겨봤을 때, 뒤통수를 세게 때려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존재를 상실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를 도둑맞은 것 같았다. 회사를 잃어버린 것만 같고 길을 잃은 것 같았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렸다. 인정하기 싫었다. 


그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회사를 떠올릴 때 '서스펜션'만 떠올리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천년만년 서스펜션 회사로 기억될 것인가?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이름을 들었을 때 무엇을 떠올리길 바라는가? 이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다 보니 '브레이크'도 우리 제품이고, 한때는 사람들이 "우리의 브레이크도 제발 사랑해 줬으면", "서스펜션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네오테크'가 만들면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래, 브랜드란 그렇게 시대에 흐름에 바뀌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혼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우릴 그렇게 인정해 줄 때 비로소 브랜드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며 '브랜드력'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가질 '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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