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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어떻게 우리 조직을 망치고 있는가?

'쓸데없는 회의'를 인식하지 못하는 리더는 물러나야 한다.

by 다시살기
htm_2015072213372c010c011.jpg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국회 회의 중 조는 모습을 풍자하고 있는 배우 정재영. 실제와 너무 똑같다.

좋은 '회의'를 하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회의'는 필요하면서도 했다 하면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1순위로 지목된다. 사실 의사소통 관점에서 '희의'라는 것은 없어서는 안 된다. 어쩌다가 회의라는 존재가 이렇게 모두에게 골칫거리가 되었을까?


'회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2569F93456344E8F0D 당신이 속한 조직의 회의가 이런 모습이 아니길 바란다.

당신의 조직은 어떨 때 회의를 개최하는가? 회의가 필요한 상황은 조직의 맥락마다 정말 다양하다. 그러므로 필자의 기업에서 있었던 실제 상황들을 예시로 들겠다. 필자는 아래와 같은 상황에 '회의'를 소집했었다. (그랬었다. 과거형이다. 지금 보니 이러한 상황을 회의로 대처했다는 것이 한심하다.)


• 매출이 안 나올 때 : 매출이 안 나온다고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사실 이건 회의가 아니라 '집합'쯤으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지난날을 반성한다.
• 불량이 발생했을 때 : 무엇 때문에 실수가 있었는지, 원인이 무엇이고, 얼마나 피해가 생겼는지를 말하기 위한 자리였다. 가끔은 담당자만, 때로는 팀장들만 때로는 전 직원 모두를 참가시켰다. 말하고 보니 이것도 '집합'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 설계안 보고를 위해 : 새로 제품을 설계하기 위해 회의를 가졌다. 그런데 설계안 상의를 위한 회의의 끝은 늘 명쾌하지 않았다. 그리고 짧게는 20분 길게는 1,2시간 까지 이어졌다.
• 결정 내용을 알리기 위해 : 회사 내의 중대한 변화나 결정 사항이 있을 때 회의를 소집했다. 그런데 실제 내용을 보면 대주제는 없다. 수많은 소주제만 있었을 뿐이다.

적고 보니 우리 회사의 옛날이야기이지만 어떻게 버텨왔나 싶다. 이런 식으로 회의를 지속한다면 머지않아 회사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당신의 회사는 어떤 목적으로 회의를 여는가?


'회의'와 '미팅'을 다르게 하다.

야모토 오사무의 <뭐든 잘되는 회사의 회의법>에 따르면 회의와 미팅은 엄연히 달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KakaoTalk_20190901_213616864.jpg <뭐든 잘되는 회사이 회의법, 야모토 오사무>

이 내용에 따라 필자는 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알렸다. "우리는 앞으로 '회의'와 '미팅'에 차이를 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회의다. 필자는 회사의 새로운 문화에 대해 알리고 싶었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와 함께 설명했다. 내용은 잘 전달되었고 '쓸데없는 회의'가 줄어들고 있다.


회의 그 자체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고수를 연구하는 고수. 한스컨설팅 대표이자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저자인 한근태 작가는 <고수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회의와 관련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게 한 가지 있다. 회의가 가치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회의는 뭔가를 잘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이 글을 읽고 격하게 공감했다. 목적성이 없고, 끝에 결론이 남지 않는 회의는 존재 자체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자신의 조직에서 하고 있는 회의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아라.

'이 회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무엇을 얻었는가?'

만약 위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 회의를 당장 취소하는 게 좋을 것이다.

회의는 좋은 것이다. 다만, '쓸데없는 회의'가 되지 않게 경계하자

대기업의 경우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을 13명 이내로 제한한다. 업무의 '생산성'을 위해서이다. 13명도 사실 굉장히 높은 수준의 시스템이 있어야 가능한 거고, 필자의 경험상 중소기업의 경우 5명 이내가 적당한 것 같다. 한 사람이 관리하는 인원이 과하게 많아지지 않는다면 회의는 알아서 적당 수준 유지가 된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보통 회의의 횟수가 많아진다. 그리고 이 '쓸데없는 회의'야 말로 시간만 축내는 존재이다.

어느 위치든 자신의 지시를 듣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 위치에 있다면 자신의 조직이 '쓸데없는 회의'를 하고 있지 않는지 항상 경계하길 바란다.

<고수와의 대화 : 생산성을 말하다>의 문구로 우리 조직을 망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너무너무 회의를 하고 싶을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 후 회의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이 회의를 꼭 해야 하나?
*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 회의를 지시함으로써 미뤄지는 일은 없을까?
* 내가 회의를 하는 게 다른 직원들의 시간을 얼마나 빼앗을까?

스스로 자신의 조직이 생산성 떨어지는 조직이 되는 원흉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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