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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Feb 11. 2020

직원 부모님께서 주신 선물

더 많이 못 드려 죄송한 마음입니다

'퇴사'라는 단어는 요즘 시대에 '용기'의 상징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여행, 사람들은 퇴사를 하면 다른 직종, 공부 등 다양한 것에 '도전'을 한다. 지금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경험해 보기 위해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이 '퇴사=도전, 용기'라는 의미를 갖게 한 듯하다.


그런데 이 퇴사에 필요한 '용기'의 무게와 크기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받는 연봉이 클수록, 미래를 보장할수록, 대기업일수록 퇴사를 위해 필요한 '용기'의 크기가 정해진다. 그래서 삼성을 퇴사하고, SK를 퇴사하고, LG를 퇴사하고 등등 대기업을 퇴사하고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더 큰 박수를 받는다. 


'대기업' 타이틀이 무거운 또 다른 이유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이직률 격차

이름만 대도 전 국민이 알만한 대기업이라도 이직률이 0%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기업 평균 이직률은 2.8%로 300인 미만 기업 이직률인 5%와 비교하면 2% 이상이 차이가 난다. 이직률은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더 커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될 만큼 크게 벌어지고 있고 더욱 심화되고 있지만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임금은 기본이고 퇴사 후의 이직의 용이성 또한 차이가 난다. 낮은 이직률에는 대기업 직원이 주는 '타이틀'도 한몫한다. 현재 다니고 있는 대기업보다 더 좋은 곳을 들어갈 확률이 높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기업을 다니면서 '꿈'이야기를 하며 퇴사를 논했다가는 '배부른 인간'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여기에 대기업 타이틀을 더욱더 무겁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부모님' 그리고 '조부모님'의 '기대'이다. 내 자식 혹은 손주들이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부모님들과 조부모님들은 자랑스러움에 소문을 내기 바쁘시다. 옷가게를 가도, 시장에 가도, 심지어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은행에 가서도 부모님들의 얘기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직장'얘기는 빠지는 법이 없다. 만약에 삼성을 다니다가 꿈을 좇아 퇴사하겠다는 얘기라도 하는 날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천하의 모지리'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른들에게 '대기업'이란 타이틀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다 퇴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모님'의 반응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소중한 자식이 '꽤 괜찮은 회사'에 다닌다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아직 내가 운영하는 회사도 10년 후보다는 1년 후, 1년 후보다는 다음 달을 고민하는 정도의 규모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10년 후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잘 해낼 계획도, 자신도 있지만, '자신감'과 '현재의 수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공식적인 성과급을 주지 못할 때면 나는 사비를 털어서라도 직원들을 챙긴다. 해당 직원에게 지급을 하긴 하지만 항상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부모님께 드리세요"

우리 직원들의 부모님 께서 '내 자식이 꽤 괜찮은 회사에 다니고 있구나'하고 생각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렇게 드린 용돈으로 친구들에게 밥도 사고, '아들 회사에서 준 돈이야'라고 자랑도 하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 직원들이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직원의 어머님께서 손수 만드신 '곡물바'와 '홍삼 진액 세트'

지난 명절이 지나고 직원 두 명이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한 직원은 어머님께서 '직접 만든' 곡물바를, 다른 한 직원은 '홍삼 진액 세트'를 선물로 가져왔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대기업만큼 성과급을 줄 능력이 부족하고, 워라밸을 누릴만한 조건도 못 갖춘 회사의 부족한 대표이지만,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부모님들께 전해진 것 같아 마음이 뭉클했다. "이 맛에 일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곡물바와 홍삼을 먹고 아프지 않고 힘내서 회사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일꾼이 될 것이다. 같은 비전과 미션을 품고 사는 직원들을 위해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대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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