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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령 Jan 07. 2022

한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

그것만큼 귀하고 소중한 마음은 없을 거야



'행복'이라는 작고 소중한 


"령아, 행복해?"


얼마 전 생일을 맞았던 내가 그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는 생일을 보내는 나의 하루 일분일초가 행복하길 바라며 12시가 되는 순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낮에는 몰래 집으로 꽃을 보내고, 저녁에는 서프라이즈라며 '세상의 모든 행복이 너에게 깃들길'이라는 문구를 새긴 단 하나뿐인 케이크를 제작해 선물해주었다.


그는 평소에 내가 갖고 싶다고 흘려 말하곤 했던 말들을 기억해두었다가 생일선물로 건네곤 했다. 연말에 가까운 생일이다 보니, 나의 생일선물은 항상 '연말 선물'이라는 이름을 가장해 한 달 전부터 증정식이 이뤄졌다. 생일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두 번째 생일 선물을 쓱 내밀었다. 갖고 싶었던 것을 받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지만 때로는 받은 만큼 돌려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그의 잦은 선물이 부담스럽게 다가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라도 더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 더 건네주며 내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나는 미안한 마음까지 품어 더 환하게 그를 향해 웃었다.


벌써 그와 맞는 다섯 번째 생일이지만, 나는 이번 생일에 그를 통해 '행복'에 관한 특별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변함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행복을 물어봐주고, 더 좋은 곳, 더 예쁜 말들로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랑하는 나의 사람. 힘들고 지칠 때 함께 고민의 무게를 덜어주고, 고민을 덜어간 공허한 곳을 웃음으로 가득 담아주는 둘도 없이 소중한 나의 가족과 친구들. 나는 그날 문득 아무것도 아닌 내 곁에 행복을 빌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행복은 정말 작고 소소하다.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는 것 등 잠시 힘든 생각은 접어두고 누구나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간직하고 추억하며 살아간다. 하루하루 치이며 웃음보다는 걱정이 더 많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며 지을 수 있는 작은 웃음이란 소중한 행복이다. 누군가 그런 시간마저 앗아가 버린다면 차마 상상도 하기 싫은 암흑이 펼쳐질 것이다. 작고 큰 행복을 누리길 누구보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행복이라는 감정을 선물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 누군가가 상대방의 작은 웃음을 빌어주는 그 마음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나는 행복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소중한 내 사람들의 행복을 지금보다 더 최선을 다해 빌어주기로 다짐했다. 내가 선물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마음과 웃음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으로 닿을 수 있다면, 지나온 날들을 뒤돌아볼 올해의 끝자락에 나 또한 후회 없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나의 소소한 웃음을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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