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소년 Mar 08. 2016

믿기로 했다.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된다는 그말

특명: 스트레스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면,

'숙면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대.' 


돌아오는 건 이런 말들이 아닐까?

'누가 모리나~(경상도 사람이라..)'

'식상한 소리하고 자빠짔네~'



이처럼 식상하게 들릴 수 있는 또 다른 말,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된대.'



나는 믿기로 했다.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된다는 그 말을!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친구들과의 일화와 나의 여행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하나의 스토리를 읽듯 천천히 읽어나가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종류는 다르나 스트레스에 빠진 친구들


야근에 시달린 고향 친구 1(이후엔 야근 친구로 명칭을 정했다)

입사 6개월 차인 내 친구, 지나친 야근에 시달리고 있다. 밤 11시, 12시... 심지어 주말근무까지 있었던 친구가 입사 후 거의 처음으로 휴가를 사용했다. 


여자친구와 이별한 고향 친구 2(이후엔 헤어진 친구로 명칭을 정했다)

3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와 이별한 헤어진 친구. 살짝 건들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던 친구는 일상생활이 힘든 상황이다. 자신만의 감정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판단이 힘든 상황이다.



내가 헤어진 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 친구와의 티타임을 가진 다음날 나는 친구에게 운동을 제안했다. 그냥 그녀의 생각에서 잠시나마 빠져나오도록 하기 위해.



: 야! 목요일에 뭐하노! 클라이밍 한 번 하자!

헤어진 친구: 그래... 근데 또 가기 싫어질 수도.

: 시키는 대로 해라! 목요일에 가는 거다!


헤어진 친구와의 카톡에서...




: 니 오늘 뭐하노?

야근 친구: 오늘 휴가! 친구 졸업식 잠시 왔다!

: 헤어진 놈이랑 클라이밍 가기로 했는데! 니도 갈래?

야근 친구:그래! 그 놈좀 일상으로 오게 도와주자!


야근 친구와의 통화...



목요일,

우리는 클라이밍을 가기로 했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나는 열심히 연습했다. 밑을 보지마라!! !!!


#특명: 친구들을 구하라

전날인 수요일, 나는 PLAYMYLO라는 운동 번개를 통해서 클라이밍 교육을 받았다. 왠지 친구들을 가르쳐야 할 것 같은 책임감에 카페 일하는 시간까지 바꿔가면서 교육을 받고 왔다. 클라이밍의  기본자세부터 이동 방법, 실습, 상급자들의 클라이밍 모습까지 살펴보고 왔다.


당일인 목요일, 우리는 클라이밍 센터에 도착했다. 옷을 갈아입고 클라이밍화로 갈아신었다. 


: 야! 오늘은 내가 느그들 선생님이니깐 잘 듣고 따라해라이! 내가 어제  교육받고 해봤는데 그냥 대충 이동하는 게 아이드라! 알긌나??

친구들: 알긌다!!!


신나 보이는 야근 친구, 여전히 풀이 죽어있는 헤어진 친구(지금도 구여친 생각인가 보다)


클라이밍 용어, 기본적인 자세, 기본자세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방법, 그리고 왼쪽으로 이동하는 방법,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내려가는 방법까지 어제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던 모든 기술들을 가르쳤다. 


말로 설명한 후, 직접 시범을 보이고 친구 차례가 되면 1:1로  지도해주었다. 설명 전에 자기 마음대로 올라가던 친구들은 내 설명을 들은 후 조금씩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 후 운동에서 손땐  놈들이라 힘과 체력이 딸리는건 당연했다. 반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나는 그 힘든 기분까지 좋았다. 어제  갈고닦은 실력으로 계속 시범을 보이고 친구들을 토닥였다. '야, 한 번만 도전해보자.'




나는 친구들이 지금 이 순간에, 클라이밍 하는 이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쳤고, 다행히 친구들은 잘 따라와주었다. 헤어진 친구의 얼굴에서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으나, 현재 친구의 상황 치고는 잘 따라와준 것 같다.


우리는 더 이상 홀더(클라이밍 할 때 잡는 손잡이들)를 잡을 수 없을 만큼 힘들 때까지 클라이밍을 한 후에 센터를 빠져나왔다. 치킨에 맥주 한잔, 우린 헤어졌다.


집으로 가는 길, 야근 친구와 같은 버스를 탔다.

야근 친구: 오랜만에 스트레스 풀린 것 같다. 뭔가 일생각을 포함해서 많은 생각들에서  벗어난 거 같드라~!!

: 그렇제? 왠줄아나? 집중해서 그렇다. 재밌드제??



평소 카톡을 보내지 않던 헤어진 친구가 카톡을 보내왔다.

헤어진 친구: 종로에 클라이밍 생김(팸플릿 사진을 포함해서 보냄)

:갑자기 클라이밍은 왜?? 재밌드나?

헤어진 친구: oo 재밌더라!



클라이밍이 끝난 후, 친구들의 반응에서 나는 그 말이 떠올랐다.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대'










제주도, 월정리, 혼자 놀기. 여해을 떠올려보니 운동이 보였다.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까?

'운동을 하면 인체학적으로 엔돌핀이 발생하고, 그러고 이렇고 저렇고 해서 스트레스에 도움이 되더라~!' 이런 말은 제쳐두고 친구들과 나의 경험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운동은 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까?(당연히 완전히 해소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잠시나마 해소해주겠지.)


습관처럼 혼자 깊은 생각에 빠졌다. '왜일까?' 깊은 생각의 끝에 나는 여행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운동과 여행엔 공통점이 있었다. 


나의 이야기,

작년에 제주도 여행을 갔다. 처음 비행기를 타고, 처음 혼자 여행하고 , 처음 제주도를 가는 것이었다. 고민거리가 많아 생각을 정리하고 오겠다며 여행을 갔던 나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막상 여행을 가니 생각보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 순간의 풍경을 즐기고, 다음엔 어디를 갈 것이며, 어떻게 갈 것이며, 잠은 어디서 잘 것이며, 저녁엔 무엇을 먹을 것인지. 나는 온전히, 정말 온전히 여행하고 있는 그 순간에 집중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벗어나서 말이다. 


어느 철학 강연에서,

우리는 미래를 너무 걱정하고, 불안해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를 살지 못해요! 걱정하느라고. 우리가 언제 현재를 사는지 아세요? 여행할 때.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가장 현재를 살 때는 여행할 때인 것 같아요.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는 순간: 여행 & 운동


여기서 키워드는 '현재'와 '집중'이다. 현재에 무엇에 집중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시나마 일상에서, 그리고 골치 아픈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수단은 여행도, 그리고 운동도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행이 더 가고 싶긴 하지만.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나는 그 말을 믿기로 했다. 현재에, (즉)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나의 모습과 지인들의 모습을 보고 난 이후로 말이다.


요가를 하면서 호흡과, 몸의 움직임, 느낌, 나의 한계에 집중했다.

등산을 하면서 주변의 풍경, 내가 앞으로 올라가고 내려가야 할 등산길에 집중했다. 심지어 새소리까지.

러닝을 하면서 요가처럼 호흡에 집중했고, 나의 페이스에 집중했다. 함께 뛴다면 상대의 페이스까지.

클라이밍을 하면서 내가 이동해야 할 루트(길)에 집중했고 몸의 중심을 유지하려고 집중했다. 


그런 것 같다. 그 시간은 온전히  그것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인 것 같았다. '운동을 하는 순간에도 나의 스트레스와 고민이 연장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운동은 그 순간에만 몰입하게 만드는 놀라운 힘이 있었다. 걱정은 벗어던져도 될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 마음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게 만들고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점이 운동이 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전에 요가를 함께했던 그녀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던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는 것이야 말로 진정 나를 위하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요가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_요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보기 중에서(https://brunch.co.kr/@wo-motivator/37)



나, 현재, 집중, 땀, 생명력.

온전히 그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이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그런 생각을 해봤다. 운동은 쉽게, 그리고 조금 더 자주 떠날 수 있는 여행이지 않을까? 

여행 직후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게 들긴 하지만, 그래도 여행을 통해 우리는 힘을 받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마찬가지로 운동도 스트레스와 고민에서 잠시 벗어나서 집중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순간에 집중하고 땀을 흘리고 생명력을 느낀다. 재미도 있다.


여행은  연중행사인 것처럼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운동은 주중 행사처럼 자주 갈 수 있다. 나는 운동이 일상 속에서 어렵지 않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여행의 대안책까지도 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일상에 지쳐, 스트레스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면, 혹은 본인이 지금 그러한 상태라면 본인과 친구들에게 운동을 권해보는 건 어떨까? 어떤 운동이든 말이다.






Workout Motivator  Jin 

삶에 있어 운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전하고 사람들이 운동을 생활화하는데 동기 부여하는 글을 쓰고 있다. 필자가 재활운동 과정에서 느꼈던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운동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사람들의 운동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브런치(BRUNCH), 다노(DANO), 마일로(MYLO), 빙글(VINGLE) 사이트 등을 통해 전하고 있다.  나의 글을 통해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도 헬즈장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