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밤에 울고, 사랑은 아침에 웃는다

보스와 보낸 긴 밤 뒤, 모닝키스에서 배운 지혜

by 한정호

어제 오늘 이틀밤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보스가 벌써 다 자라버렸기 때문이다.

낮에는 그렇게 얌전하던 녀석이 밤만 되면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다. 괴성을 지르듯 울고, 현관문을 향해 몸을 날리며 밖으로 나가겠다고 버틴다. 이유는 단순하다. 발정기. 앞집에 사는 암컷 고양이를 찾아가려는 본능이다.

어제는 그 기운을 조금이라도 빼보겠다고 밤 10시부터 두 시간을 내리 놀아주었다. 숨이 찰 정도로 뛰고 장난감을 흔들어주며 같이 굴렀다. 이제 잠들겠지 싶어 내가 몸을 눕히자…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고양이가 좋아한다는 소리를 틀어주고, 침대에서 안고 재워보려고도 했다. 현관 앞에서 울부짖을 때는 일부러 싫어하는 소리를 틀어 겁을 줘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시도는 잠깐뿐이었다.

새벽 5시를 넘기자 내 신경도 한계에 닿았다. 짜증과 분노가 동시에 올라왔다. 결국 한 번은 붙잡고 볼기를 세게 쳤다. 순간 보스는 침대 밑으로 도망쳐 들어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 눈빛을 보는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잘못은 녀석에게 있는 게 아니었다. 본능일 뿐이다. 사실 내가 막으려 했던 이유도 혼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층 사람들의 잠을 깨울까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참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미안했다.


잠을 포기하고 이불을 현관 앞으로 끌고 가 누워보기도 했다. 보스는 내 머리 위에서 울다 도망가고, 다시 와서 울기를 반복했다. 결국 집안 불을 모두 켜고 멍하니 유튜브를 틀었다. 영상 속에서는 한 고양이가 스님 곁에 머물며 부처님께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보스는 전생에 나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한 말씀이 마음에 남았다.


고양이에게 배울 점은 '아침이 되면 어제를 모두 잊고 오늘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아침 6시쯤, 익숙한 감촉에 눈을 떴다. 보스가 내 배 위에 올라와 머리로 얼굴을 밀치며 애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 녀석이 한 시간 전까지 나를 그렇게 괴롭히던 애가 맞나?’

눈망울은 맑았고, 표정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사랑스러웠다. 그 순간, 그 영상 속에서 들은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고양이에게 배울 점은 아침이 되면 어제를 붙잡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밤새 울고 몸부림치던 기억도, 혼나고 놀랐던 순간도 아침 햇살 앞에서는 이미 지나간 일이다. 녀석은 미련도 원망도 없이 오늘을 처음처럼 시작한다. 나는 그 단순함이 부처님의 가르침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밤의 감정에 오래 머물며 후회와 짜증을 곱씹지만, 고양이는 현재에만 산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다시 다가와 머리를 비비며 사랑을 표현한다. 어제를 놓아줄 때 오늘이 맑아진다는 것. 그걸 나는 밤을 지새운 끝에 비로소 이해했다.


아침은 늘 새로 시작하는 거였다.

샤워를 하고 자전거에 몸을 실으며 생각했다. 이렇게 며칠만 더 지나면 내 몸도 버티기 힘들고, 보스의 마음도 찢어질 것이다. 결국 동물병원을 찾았다. 수술 가능 여부와 시간을 묻고 캐리어를 사 들고 돌아왔다. 신기하게도 보스는 이미 눈치를 챈 듯했다. 슬픈 표정으로 몸을 버티며 들어가길 거부했다.

병원에 맡기고 돌아서는 길, 빤히 쳐다보던 눈빛이 계속 떠올랐다. 수술 후 며칠은 힘들 거라고 했다. 그래도 함께 견디면 된다.

“보스야, 아빠가 있다. 우리 잘 이겨내 보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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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일상] 집착은 밤에 울고, 사랑은 아침에 웃는다. #감성 #냥이 #고양이 #베트남 #집착 #사랑 #việtnam #boss #xin ch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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