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이렇게 행복한 것을...
아침 일찍 매장 문을 열었다. 어젯밤에 기분 좋게 잠이 들었는지 이전처럼 6시에 눈이 떠지고 행복하게 샤워도 하고 매장으로 나와 어제저녁에 손빨래를 한 속옷과 와이셔츠를 널어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도록 해 주었다. 매장을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한 현지인이 매장 안으로 들어와 컵라면을 만지작거리며 하나하나 얼마냐고 묻는다. 4만 2 천동, 3만 7 천동, 가격을 확인하는 걸 보니 돈이 없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싼 가격의 컵라면 하나를 집어 보이며 3만 동이라고 하니 꼬깃 꼬깃한 잔돈 지폐들을 끄집어내어 세어보더니 그 돈들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매장 밖으로 터벅터벅 나가는 것이었다. 돈이 모자란 모양이다.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씁쓸했다. ‘지금 나가서 어디 다른 곳에서 라면을 살 곳도 없을 텐데…’ 베트남 아저씨를 불러 세웠다. 3만 동짜리 컵라면을 손에 쥐어주고 가져가 먹으라고 하니 아까 그 잔돈을 모두 꺼내어 준다. 1만 7 천동이었다. 매장의 모퉁이를 돌아가는 그분을 다시 불러 세웠다. 처음에 그분이 선택한 4만 2천동짜리 진짬뽕 컵라면으로 바꿔주고 “이게 더 맛있는 거예요”하고 라면을 바꿔 쥐어주고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뭘 살만한 돈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 이것저것 만지는 모습에 불쾌했던 나의 모습, 퉁명스럽게 잔 돈 없다고 돌려보냈던 내 모습이 밉상이다. 그래도 그 고객이 먹고 싶었던 것을 건네주고 난 지금, 마음이 한결 행복해지고 아침에 침대에서 나와 샤워를 하던 그 기분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마음을 상해하고 하는 내 모습을 보는 듯해서 찜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나의 잘못된 모습을 발견하고 고치려 하는 내 모습이 기특하다.
이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해야 고객을 맞는 내 모습도 예뻐 보일 것이고, 그러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아침 고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