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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12. 2024

베트남, 사랑하기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글을 올리기 시작한 얼마 후 한 어르신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매일 꼬박꼬박 글을 읽고 있는데 한 번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전화를 드려 무슨 일이시냐고 묻자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면서 "그래도 자기들이 베트남 오겠다고 선택해 온 것 아닌가!" 하면서 일종의 불만을 토로하셨다. 아마 내가 베트남의 사회주의 정책 운용, 베트남 사람들의 게으름, 무책임감, 뒤통수 치기 등에 대한 내용들을 게재한 것에 대해 돌려서 나를 책망하시는 듯했다. 말씀을 듣고 전화를 마친 후 내가 생각하고 쓴 글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베트남에 주재원으로 9년, 자의적 선택으로 입국 후 지금까지 햇수로 6년을 생활하고 있다. 울화통이 터지는 일들도 많이 겪고, 사람을 이용해 먹거나, 벗겨 먹으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너무 소중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하기에 난 '세상에서 제일 복을 많이 받고 사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베트남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이 좋고 사랑스럽다. 

거리에 걸려 있는 베트남 국기

 내가 이 글들을 쓰면서 게재하는 이유는 베트남, 베트남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중이 절이 싫으면 중이 절을 떠나면 된다고 했던가!' 

 

 중국 주재원 근무를 할 당시, 이사님 한 분이 "이 놈의 중국, 중국 놈들 정말 얼굴도 쳐다보기 싫다. 이렇게 싫으면 떠나는 건데..."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일 년도 되지 않아 복귀명령을 받으시고 그 해 말에 회사를 떠나셨다. 중국사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정말 중국이건 베트남이건, 주의에 있는 분들 중 정말 싫다고만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싫다 싫다 하면서도 그 속에 그래도 이건 좋아. '이것만 고치면 참 좋은데...' '어쩌겠어. 여기가 지금 이런 걸. 내가 알고 삭혀야지' 하시는 분들은 아직 여기에 계신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언제 돌아갈지 모르지만, 이 나라, 이 사람들이 빨리 변해서 같이 더 이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약속도 잘 지키고, 이기주의도 좀 버리고 눈앞의 이익만 보지 않았으면 정말 빨리 발전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갖고 하는 말들이다. 그리고 한국분들에게는 이곳의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아시고 접근하시면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내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베트남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예의 바르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이 모여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옛 날 우리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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