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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22. 2024

굳이 새우를 여기서...

베트남 국산을 굳이 한국 식당에서 왜 먹어!

 한치를 공급해 주시는 사장님께서 한국에 수출하는 왕새우가 있는데, 매장에서 판매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셨다. 샘플을 받아보니 새우를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대박 상품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10박스의 새우를 주문하였고 하루라도 빨리 제품이 도착하길 고대했다. 제품이 받은 날, 매장에 오셔서 약주를 하시는 고객분들께 시식을 해 주시고 평을 해 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모두들 “와 맛있네요” “새우가 참 크고 싱싱하네요”라면서 칭찬 일색이었다. 술안주 상품도 만들고 고객에게 직접 상품 판매도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팸플릿도 만들고 판촉도 기획하여 홍보도 진행하였다.

왕새우튀김 판촉 및 무료 증정 홍보물

 그런데 시식 때와는 다르게 판매실적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판매 부진한 이유를 알기 위해, 자주 오시는 고객들께 새우튀김을 권하면서 반응을 듣는데 “새우는 베트남에서 다른 식단에서도 자주 먹을 수 있는 것이고 너무 커서 먹기에 불편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었고, 또 다른 한 분은 새우는 좋은데 다섯 마리인데 2명이 먹기엔 좀 많고 간단히 술 한 잔 하려는데 조금 부담스럽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이 맞다. 제대로 된 새우 요리는 베트남 식당에 가면 신선하게 그리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냉동새우를 여기서 비싸게 사 먹을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한 편 베트남 고객들의 반응은 또 다른 것이었다. 공감 매장에 와서 한국 수입상품임을 확인하고 상품을 고르시는 현지 고객에게 매실청을 보여 드리며 “한국 매실인데 몸에 좋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그래요?” 라며 주저 없이 바구니에 담는다. 홍삼 제품도, 꿀 생강차 등도 마찬가지다. 새로 취급하고 있는 미국산 고기류도 “이 고기들은 미국산입니다.”라고 말씀드리면 그중에서 가장 비싼 꽃살을 주저 없이 들어 바구니에 담으시곤 했다. 그 고객분들께 새우튀김을 소개드리면 “이 새우 베트남 산인가요?”라며 바로 내려놓으시는 분도 있고, ‘새우는 관심 없다’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아! 이곳 푸미는 항구도시인 붕따우市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고 그 省에 속해 있는 도시이다. 해산물이 뭐가 아쉽겠는가!’ ‘게다가 수입품도 아닌 자국산 새우에 무슨 관심이 있겠는가!’ 내가 상황 파악을 잘못한 것 같다. 

 

 새우튀김을 활용할 방법도 없이 냉동창고의 한 구석을 지키고 있는 상태이다. 다시 무료 증정이나 할인 등을 통해 소진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번 제품도입에 있어 고객의 반응을 먼저 파악하지도 않고 무작정 내 생각만으로 대량구매 한 것이 나의 실수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을 처음 도입할 때는 주문물량을 최소화하여 고객의 반응과 추이를 파악하면서 주문을 진행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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