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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28. 2024

극락이 여기인데

뭘 지키고 더 키우려고

 요즘 항상 싱글벙글인 형님이 한 분 있다. 

 베트남에서 형수를 만나 느지막이 공주가 생겨 자랑을 하고 싶어 난리다. 회사를 옮긴 후, 스트레스도 많이 줄고 먹는 것도 즐거우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고, 벨트의 구멍이 두 개나 늘어났다고 자랑한다. 


 베트남의 가족들이 모두 우리 매장에 와서 식사를 하셨다. 몸에 살도 붓고 마음도 편하다 보니 술을 먹어도 다음 날 빨리 회복된다 하면서 이전의 두 배 가량의 소주를 마신다. 보기 좋고 부럽다. 

행복한 모습의 형님 가족사진

 우리 둘이 소주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형님이 "나 가기 전에 딸을 위해 뭐는 준비해 놔야 하는데..."라며 우스개 한숨을 쉰다. 

 "지금 이렇게 행복한데 왜 일부러 걱정거리를 만들어 고민합니까? 극락이 여기인데..."라고 말씀드리면서 속으론 부러웠다. 

 누구에게 걱정이야 없겠냐마는 그래도 지금의 행복을 덮을 만큼 고민이나 어려움이 뭐가 있겠는가!


 방금 북경의 친구로부터 안부전화가 왔다. 서로의 건강 안부 묻고,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딸아이에 대해 얘기하다 아직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대답에 문득 '아이고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자식만큼의 고민, 걱정거리는 없는 듯하다. 그러니 이제 한 살이 딸을 보면서 걱정을 하는 형님이 이해되기도 한다. 


 그래도 지금 행복한 것으로 만족하면서 하루를 또 시작해 보자. 저 멀리서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가 있으니 행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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