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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29. 2024

자애롭게 굽어보는 보살

그 뒤에 숨어있는 애절함과 처절함

 Phu My의 산등선에 석가모니불과 보살들이 자애로운 자세를 아래를 굽어 보고 계신다. 우러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저도 보살펴 주소서'라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사찰을 둘러보면서 눈과 마음이 호광 하였다. 그러던 중 부처와 보살들이 딛고 있는 아래 땅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돌산을 깎아 암석을 채굴하고 있다.

Phu My 산 허리가 채석장으로 끊어지고 있다.

 석가모니의 불상 아래에는 진한 향의 꽃들이 놓여 있다. 산 위아래로 몰아치는 바람에 뜯기고 말라가면서도 향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한 말로 표현 못할 향기이기에 사진이 밉게 나온 듯 해 아쉽기까지 하다.

 관세음보살님은 일부러 이 암석 위에 올라서 계신 것이겠지요? 반반한 토양도 없이 바위에 올라앉아 암벽 타기를 하듯 뿌리를 뻗어 바위를 둘러 감싸고 빈 틈에 끼워 넣어 꼿꼿이 살아 있는 모습이 경외롭다.  

 연못의 연꽃이야 두 말할 것도 없다. 불교의 상징인 꽃 연꽃. 흐르지 않아 탁해진 흙탕물 속에서 양분을 모아 몸을 지탱하고 연 잎으로 더러운 연못을 가리고 또 분홍의 꽃을 피워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니 말이다.  

 정말 대자 대비하신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바로 주변에 우리의 처절한 모습들이 함께 하고 있는 듯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사찰 방문이었다. 볼수록 Phu My지역은 불교 사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평화로운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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