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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May 26. 2024

베트남 비자연장 어떻게?

거주증 및 E-Visa 발급 제한 강화에 따른 목바이 비자런 진행

 베트남에서 생활하기 위해 가장 번거로운 일 중의 하나는 비자 연장일 것이다. 대기업 주재원이나 국제 결혼을 한 분, 대규모 자본금을 투자한 분이 아니라면 단순히 비용의 문제가 아닌, 비자 연장 절차상의 문제로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다.

 필자는 6년전 다시 베트남에 들어와 친구 회사의 직원으로 등록하여 2년 거주 비자를 받고 1회 연장을 하였다. 내가 직접 투자를 하여 FORBS라는 법인을 만들었지만, 투자금이 작다는 이유로 거주 비자 발급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작년 하반기부터 입국시 무비자로 45일을 체류할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이전에는 15일) 통상 베트남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최초 무비자로 입국하여 45일간을 생활하고 3개월 비자를 발급받고 그 비자를 3개월 단위로 연장하여야 한다. 그것도 비자를 자꾸 연장하면 당국에서 확인후 발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 작년 하반기에 호치민에서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불시 검문을 실시하여 무비자 외국인과 거주증 미소지자에 대한 색출 및 처벌 등이 수시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물론 돈으로 해결 안 되는 것은 없다. 마약 거래자나 경제 사범 등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단순 비자 미갱신나 거주증 미등록자는 벌칙금 또는 뒷돈으로 바로 해결되곤 한다. 

 

 왜 베트남 당국은 이렇게 비자 발급을 어렵게 하고, 기간도 짧게 하면서 외국인들을 괴롭게 하는 것일까? 그것도 단순 여행자나 불법 체류노동자도 아닌데 말이다. 그 이유는 통제와 국자 재정수입 확대라고 볼 수 있다.

 

 첫 째, 외국인들의 활동을 수시로 확인, 통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일종의 위협을 주는 것이다.

 둘 째, 비자 발급과 출입국 사무소의 수입을 통한 재정 확보이다. 실제로는 이것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왜냐하면 3개월짜리 전자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약 100불의 비용이 든다. 이 전자비자를 발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외국에 출국을 하였다가 다시 입국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한국에 한 번 갔다 온다 치면 항공료와 체류비 등이 최소 100만원 이상 들어야 하고, 가까운 동남아 국가들을 갔다 오는 것도 비용이나 시간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호치민을 위시한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이용하는 방법은 육로를 통해 출국 및 입국이 바로 가능한 캄보디아의 목바이 국경을 나갔다 오는 것이다. 


 필자도 이 방식을 통해 수차례 비자를 연장한 경험이 있다. 이 방법을 알고 싶어 하시는 분들고 있고, 도움이 될까하여 내가 진행한 ‘목바이 국경을 통한 비자 런’을 설명해 보고자 한다.

 우선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비자나 거주증 발급 등을 대리해 주는 단톡방을 통해 전자 비자를 발급받았다. 비자 발급을 위한 여건, 사진, 출입국 일자 등의 신상 정보를 제공하고 3개월 복수 관광비자 발급에 해당하는 45불을 업체 계좌에 송금하였다. 업체에서는 기존 비자의 만기 최소 10일에는 신청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처음엔 비자 발급을 신청하고 나서 발급이 거부될 경우는 어떠한 환급이나 책임이 없다는 내용이 있어 불안한 마음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혼자서 처리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청을 하였고 전자비자 발급 후 무사히 연장이 되었기 때문에 이 번에는 부담을 조금 덜고 신청을 하였다.

 카톡으로 비자 신청을 한 후 약 4일후에 전자 비자증이 내게 돌아왔다. 전자 비자를 출력해 놓았다. 비자 만기일 아침 6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호치민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한 길을 나섰다. 버스에 올라 전자 비자증을 꺼내 보다가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는 느낌을 받았다. 전에 전자 비자를 발급받으면서 어느 지역으로 입국을 하는 지를 명확이 입력해야 하고, 만약 그것이 다르면 입국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말을 들고 있었는데 이번 전자 비자증에는 입국 지역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다만 내 여권의 발급처만 S.KOREA로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불안이 엄습했다. ‘만약 이걸 빌미로 입국을 거부하면 어떡하지?’ ‘45일 비자가 거부 된다고 하면, 15일 무비자로 입국을 한다고 주장을 한다고 하면, 출국하는 항공권을 제시하라고 하면 어떡하지?’ ‘15일 비자로 입국하면 그 땐 또 어떻게 연장을 해야 하지?’ 등등의 여러 문제들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불안은 증폭되었다. ‘안 되는 게 어딨어? 문제 발생하면 그 때 맞춰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리면서도 호치민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무거운 마음으로 불편한 시간을 보냈다.   

253e Pham Ngu Lau street, District 1 금호 고속 정류장

 ‘253e Pham Ngu Lau street, District 1’ 금호 고속 정류장의 주소이다.

 한국의 금호 기업에서 투자한 금호 고속을 통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왕복으로 운행하는 여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에는 베트남 출입국과 캄보디아 입출국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즉 이 버스를 이용하면 단체로 입국 및 출국장에서 심사 및 비자 발급 업무를 대행해 주는 것이다. 수속 처리 후 출입국 사무소 직원에게 얼굴만 확인시켜 주면 된다. 물론 모두 베트남 직원들이 운행 및 여행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한국인 관리자와 연락하여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고객은 프놈펜에 도착후 여행을 하고, 예약된 귀국편에 탑승하여 베트남으로 돌아 오면 된다. 필자처럼 비자 연장만을 위한 사람은 캄보디아의 국경 목바이 출입국에서 캄보디아 입국후 목바이 주변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렸다가 프놈펜에서 오는 금호 버스를 타고 다시 출입국 심사를 받고 돌아 오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도 아까웠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한 시간 반을 기다리는 것도 그렇지만 비용도 더블로 들기 때문이다. 프놈펜까지 왕복 티켓을 이용하면 1,060,000vnd을 지불해야 한다. 530,000vnd을 지불하고 편도를 예약하였다.

  08:30 출발 예정인 버스는 정확히 5분 전에 도착하여 승객들을 태우고 목바이로 향했다. 버스에는 운전기사 외에 비자 수속을 위한 여권 검사 및 캄보디아 비자 발급 비용을 받는 직원이 한 명 더 같이 탑승하였다. 나는 프놈펜까지 가지 않고 목바이에서 내려 혼자 비자를 발급받고 베트남으로 바로 입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은 내게 캄보디아 비자 발급 수수료 40불을 내라고 해서 지불하였다. 버스는 시내를 통과하여 외곽으로 향해 50분 정도를 달려 09:20에 어느 한 주유소에 차량을 세웠다. 함께 탄 직원은 승객들에게 2층의 침대 차량으로 바꿔 타라고 하였다. 2층 침대 버스는 신발도 벗고 올라가야 하고 내부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누워 한 숨 잠을 자기에도 충분이 길어 일부러 다리를 뻗고 누워 눈을 감아보기도 했다. 물론 낮이고 비자 연장 이라는 당면 문제가 있어 불안에 잠이 들지는 못했다. 5월 목바이 비자런을 갔을 때는 이 주유소에 잠시 머울기는 하였지만 차량을 바꾸지는 않았다. 이제는 낮에는 침대 차량이 필요없어서 그랬는지, 일회성인지 아니면 계속 차량변경 없이 운영할 것인지는 모르겠다. 

  09:35에 다시 출발한 버스는 2시간 정도를 달려 11:25분에 목바이 베트남 국경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승객들은 사무소 내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직원이 이름을 호명하면 출입국 통로를 지나면서 관리자에게 여권과 얼굴만 대조하고 나가면 출국과정은 끝난다. 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시 버스에 올라 국경을 지나 캄보디아 땅에 내리면 캄보디아 출입국 사무소이다. 차로는 30초도 안 움직인 것 같다. 승객들은 길에서 비자 발급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데 출국과는 달리 캄보디아 입국에는 3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특히 5월 최근 진행한 출국 심사에서 외국인은 한 명 한 명이 직접 심사대에 서서 여권을 제시하고, 지문 등록을 진행하였다. 아마 이후에는 한국처럼 지문 인식을 통한 출입국 관리를 할 모양이다. 

베트남 목바이 출입국 사무소 : 마징가 Z 머리를 닮았다

 금호 버스 직원에게 나는 여기서 개인적으로 다시 베트남으로 입국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여권을 받았다. 베트남으로 들어 오는 과정은 내가 직접 캄보디아 출국 및 베트남 입국을 진행하는 것이다. 내가 받은 캄보디아 비자는 3개월 복수라고 하는데 40불이 소요된다. 난 베트남 비자 연장을 위해 1시간 정도 캄보디아 땅을 밟으면서 40불을 지불하는 것이다. 캄보디아나 베트남 양국이 모두 비자 장사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3개월 단수 비자라고는 했지만 난 여권의 비자를 보지도 않았다. 출입국 사무소 직원에게 여권을 내 보이니 웃으며 “오늘 바로 가는 겁니까?”라고 정중히 묻는다. 간단히 “네”라고 답변하니 비자런 하는 것을 아는 듯 그저 웃으며 100,000vnd을 달라고 한다. 무슨 비용? 출국심사관에게 물어보니 여권에 출국 일자 도장을 찍어주는 비용이라고 한다. 그냥 받는 것이다. 물론 개인이 갖는 것은 아닐 것이고 국고로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고 아마도 출입국 사무소와 직원들의 기타 수입이 될 것이다.

캄보디아 목바이 출입국 사무소
베트남 캄보디아 양국 접경 중간지역
베트남 목바이 출입국 사무소(캄보디아 출국 방면)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국경을 약 5분간 걸어서 베트남의 출입국 사무소에 들어섰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평일인 관계로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 약 5분 정도 대기하니 바로 내 차례가 되었다. ‘전자 비자에 목바이라는 지점 명기가 안 되어 있다고 하면 뭐라고 대답할까?’ ‘귀국행 항공표를 보여 달라고 하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등의 고민을 하고 있는 사이 행정관은 아무 말도 없이 입국 도장을 찍고 만기 일자를 펜으로 적고 내게 돌려 주었다. 오전 내내 불안에 떨었던 것이 사라졌다. 무슨 큰 축복이라도 받은 양 “cam on nhieu : 너무 고맙습니다” 라고 답변하고 출입국에서 여권과 비자를 검사하는 직원에게 보여 주고 날쎈 걸음으로 출입국을 빠져 나왔다. 지난 번에는 베트남 출입국에서도 100,000vnd을 달라고 하길래 이건 무슨 비용이냐고 물으니 입국 스탬프 비용이라는 답변을 듣고 ‘참 한심하고 그래서 니네가 후진국이야’라고 생각하며 돈을 건네 주고 나왔는데 이 번에는 그 돈도 달라고 하지 않았다. ‘지난 번엔 베트남의 명절 전이라 상납할 돈이 필요한 것이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쨋건 돈 더 내지 않고 나왔다는 것에도 더 기분이 좋아졌다.

 출입국을 나오면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오는 많은 관광버스가 비자를 발급받고 나오는 승객을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그 중에 좌석이 남아 있는 버스에 탑승을 하면 아침에 금호 버스를 탔던 지역으로 돌아와 내려준다. 요금을 물어 보니 200,000vnd 이라고 한다. 아침에 편도로 왔을 때 530,000vnd 이였으니 330,000을 절약한 셈이다. 올 때도 그렇게 다른 일반 버스를 타고 와 볼가도 생각해 보았지만, 캄보디아 입국을 위해 비자 발급 받으면서 캄보디아 세관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시간을 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이 편이 낫다는 생각에 이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3개월의 베트남 생활을 연장하고 호치민으로 돌아왔는데 갈 때 3시간 20분이나 걸렸는데 올 때는 2시간 3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전 출근 시간대여서 교통체증에 시간이 지체된 것 같다. 비자 연장을 했다는 안도감에 호치민의 데탐거리에 내리니 못 느꼈던 시장기가 발동했고 마침 버거킹 매장이 있어 와퍼 세트로 아침과 점심을 떼우고 다시 푸미로 돌아 오는 버스를 탔다. 매장에 돌아 오니 시간이 벌써 오후 4시 30분이 되어 있었다.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시간을 꼬박 버스에서 허무하게 보낸 것이다. 


 비자 연장을 위해 하루를 꼬박 사용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E-비자업무를 대행하는 업체 직원으로부터 1월 15일부터는 3개월 관광비자 발급도 까다로워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출입국 사무소에는 3개월 관광비자 발급의 반려 횟수가 늘어나고 있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E-Visa 발급이 반려되면 45일 무비자 입국을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전자 비자를 발급해 주었으면 그걸로 되는 것이지 왜 또 외국을 나갔다 와야 하는 지 다시 한 번 의문과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이렇게라도 돈을 벌겠다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경제 상황을 생각하니 비자 연장이 되었다는 현실에 안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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