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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28. 2024

베트남에서 잔돈이 필요한 이유

준비 안 한 승객이 문제

 올 해부터 푸미 지역에 'SANH'이라는 브랜드의 택시가 많이 운영되고 있다. 호찌민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Mai Linh'이나 'VINA SUN'과 같은 택시회사 브랜드이다.


 저녁 시간이 되어 매장에 나가보려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평상시 같으면 직원에게 잠시 숙소로 와서 태워달라고 하겠지만 비도 오는데 부탁을 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컸다. 'SANH'택시 어플을 켜고 차를 부르려 하니 요금이 32,000 vnd이라고 뜬다. 바로 어제 아침엔 17,000 vnd으로 이동을 했는데. 그랍 'Grap' 호출택시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어서 비가 많이 오는 상태이고 퇴근시간이기도 해서 대기 차량도 많지 않아 그럴 것이려니 하고 차량을 불렀다. 

 매장에 도착하여 35,000 vnd을 지불하자 기사는 "Thank you"하더니 잔돈을 줄 생각도 하지 않고, 어플을 켜더니 승객의 '승차 후 평가'를 '매우 좋음'으로 자기가 입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당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잔돈 3,000 vnd을 달라고 했더니 바로 실실 웃으며 잔돈이 없다고 한다. 잔돈이 왜 없냐고 따지자 그때서야 "아... 여기"라며 다른 쪽 지갑에서 2,000 vnd를 한 장 꺼내더니 내게 건네준다. 

Xanh 택시 차량

 이 정도 되면 나도 화가 난다. '나하고 장난치고 싶다는 거지?' 내가 준 5,000 vnd 짜리를 달라고 하고 매장으로 들어왔다. 잔돈으로 바꾸고 2,000 vnd을 건네며 "승차에 대한 평가를 왜 네가 하냐?"라고 따지고 차량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 나서야 얼굴빛이 바뀐다. 

 마음 같아서야 회사에 전화를 해서 이런 기사들은 문제가 있으니 교육을 시키던, 다른 직원을 채용하라고 하겠지만.... 그것이 또 베트남 사람들과 실랑이를 해야 하는 것이니 피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이렇게 말을 해주고 사진을 찍는 척이라도 하면 조금은 겁을 먹고 다음 승객에겐 함부로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항의하는 행동을 보여주곤 한다. 

 

 택시를 타고 잔돈을 못 받는 경우나,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당해서 전에도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해외에 나와서 여행을 하거나 주재 또는 거주하는 사람이면 물론 그 나라의 중소득층 이상은 될 것이고, 이는 곧 베트남 일반인이 보았을 때는 돈이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외국인만 보면 어떻게 해서든 돈을 뜯어내려는 근성(?)이 있는 것 같다. 

 1. 항상 주머니에 잔돈을 넣어 다녀야 한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대금을 지불하면 십중팔구는 잔돈이 없다 하며 잔돈을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 '없는 걸 어떡할래?' '네가 가서 바꿔 오던지!'라는 식이다. 실제로 한 번은 출근을 하면서 택시를 탔고 6만 7 천동이 나와 5만 동짜리 2장을 지불하였더니 '잔돈이 없다'라고 말하고는 꿈쩍도 안 한다. "에... 그럼 어떡하라고?" 물어보니 저 앞에 있는 가게에 가서 잔돈을 바꿔 오란다. 나더러 직접. 자기는 차가 있어서 못 간다면서. 몇 천동의 잔돈을 안 주는 것은 부지기수여서 아예 잔돈을 두둑이 가지고 다니고 있다. 

 2. 물건을 많이 사면 살수록 비싸게 부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내고도 살 수 있는 돈 많은 외국인이니.

 선물을 사러 벤탄시장에 가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 들어 올 있어 지인에게 간단히 선물을 하려고 시장에 들어 한치 한 봉지 가격을 물어보고 그럼 5개를 사면 얼마냐고 물어보니 가격이 하나 단가보다 비싼 것이었다. 귀를 의심하고 다시 물어보아도 그 가격이란다. 싸우기 싫어 그 가게를 지나쳐 버렸는데 나중에 들은 바로는 하나 가격이 만원인데 만약 5개를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6만 원도 충분히 낼 수 있는 사람이니 한 번 질러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제는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라 믿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아직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3. 외국인과 사고가 나면 외국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왜 돈이 많으니까!

 웬만큼 현지에 오래 살지 않은 분들과 주재원들은 절대 자가운전을 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차량 사고라도 발생하면 무슨 구경거리라도 난 듯이 사람들이 모여들고 외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물어뜯으려고 한다. 마치 접촉사고가 났는데 한쪽이 음주를 한 것이 발각이나 된 듯이. 경찰이 와도 별 소용이 없다. '외국인이 왜 자기 나라에 와서 직접 차를 몰고 그래? 돈을 써서 기사를 고용하지!'라는 식이다. 


 10여 년 전 주재원들을 위해 강의하면서 썼던 글이었는데... 지금도 유효한 듯하다. 아래의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 썼던 글인데 다른 사례들이어서 함께 실어본다. 


베트남에서 외국인은 봉!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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