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정호 May 31. 2024

베트남인들의 뒤끝 작렬

마지막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베트남에서 십수 년을 생활을 하면서 참 좋은 베트남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 아파트에서 가사 일을 도와주시는 가정부(엠어이)도 그렇고 직장의 부하들도 그랬고, 업무로 만난 모든 분들이 내겐 고마운 분들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론 주변에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사연들을 많이 들었고 이런 일들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베트남에서 생활하려면 주의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들은 이야기들을 적어 보고자 한다. 


 가. 직장에서 정말 열심히 근무하고 일도 잘한다고 칭찬을 받던 직원이 갑자기 회사를 나오지 않아 확인해 보니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회사의 돈을 빼돌려 달아난 이야기.

 나. 어느 주재원은 베트남에서 몇 년간 한 젊은 가정부와 함께 숙식을 제공하며 가족처럼 생활했는데 그 부부에겐 어린아이가 있었다. 한국으로부터 복귀 인사명령이 떨어져 가정부에게도 소식을 알리고 짐을 부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가정부에게 아이를 맡기고 마지막 쇼핑을 한 후 아이를 안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아이가 계속해서 울더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타 기압차 때문에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아이가 너무 울어 몸을 살펴보니 배에 꿰맨 자국이 발견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이에 아이의 장기를 적출했다는 듣고도 믿기 어려운 소름 끼치는 사건

 다. 한 집안에서는 가정부가 월급을 올려 달라고 하길래 거부했더니 알겠다고 그럼 인상 없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하더니 며칠 만에 사라져 버렸는데 집에 있는 물건들을 들고나갔다는 이야기 등등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같이 할 때는 정말 가족처럼 좋다가도 돌아서면 언제든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 이야기들이 100% 사실이 아니길,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내게도 벌어졌다. KNG Mall에 MUMUSO 매장은 안쪽 구석에 입점을 하여 고객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KNG Mall의 사장님께 설명을 하고 MUMUSO을 외부 매장으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그런데 외부매장은 F&B 구역이니 매장 앞을 shop in shop 형식으로 공감 매장을 작게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매장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고, 집기 인테리어 이동 비용도 50% 부담을 해주면서 이동을 하여 매장을 같이 운영하였다. 코로나 사태에 한 번 타격을 받고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며 베트남 남부의 제조업은 회복이 더디고 심지어는 문을 닫는 공장들도 속출했다. 그러다 보니 소비가 줄어들고 팬시용품을 취급하던 MUMUSO의 매출은 회복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이틀 전 내게 이번달까지만 영업을 하고 폐점을 하겠다며 밀린 임차료를 달라는 것이었다. 영업을 계속한다는 조건도 아니고 내게는 상의도 한 번 없이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고 매장 전면에 폐점세일 포스터를 붙이는 것이 아닌가! 자기를 도와줄 때는 헤헤 웃더니, 이제 와선 MUMUSO의 폐점과 상품 반출만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다. 허탈한 생각과 배신감이 밀려왔다. 또 한 번의 위기이니 이겨내야지...


 그저 '그런 일들이 자주 벌어졌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의 뒤끝에 대한 소문이 나는 것이 아닐까?'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당하고 보니 헛웃음마저 나온다. 아무래도 우리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식으로 접근되지 않는 그런 그들만의 마음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이전 20화 원수는 이승에서 갚겠다는 베트남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