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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Sep 03. 2024

관심과 배려

인간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지녀야 할 마인드

 백화점에서 근무하면서, 매장을 운영하면서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서비스 마인드로 '관심과 배려'를 꼽고 살아가고 있다. 일전에도 '인사 잘하는 매장 만들기'라는 글을 통해 인사가 가지는 의미와 고객의 반응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던 적이 있다. 


 인사 잘하는 매장 만들기 (brunch.co.kr)


 지금 돌이켜 보면 이 '관심과 배려'는 서비스 마인드가 아닌 기본적으로 자기 스스로가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녀야 할 기본 마인드이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고객분들과 점심을 먹던 중, 한 분의 형수가 매장에 방문을 하셨다. 안면이 있는 듯 없는 듯했는데 나를 보더니 바로 "Mr.Han 요즘 잘 지내세요?"라며 안부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관계를 형성하려고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여성이 아이를 한 명 데리고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고객인가 싶어 "안녕하십니까? 행차입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는데 내게 다가오더니 "Mr.Han 저기 공감 매장의 집기를 하나 사고 싶은데 팔 수 있나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내겐 한 번도 보거나 만난 기억이 없는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다음 주에 다른 분이 오셔서 공감 매장 집기 전체를 구매하시려고 해서 따로 낱개를 드릴 수는 없겠네요"라고 대답하고 돌려보냈지만, 속으로는 '저렇게 내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집기 하나 그냥이라도 주면 좋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베트남 여성들의 호명 만으로 '상대방이 내게 관심이 있다'는 것이 행복을 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렸을 적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최소한의 예의와 규범 등을 배운 것 같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탔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3~4살로 보이는 아이 둘이 함께 올라탔다. 

 "아이 이뻐라. Hello"라고 인사를 했지만 아이들은 부끄러운 듯 한 아이가 눈을 빼꼼히 뜨고 나를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앞에 서있던 아빠가 "삼촌한테 인사해야지!"라고 말하자 한 아이가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삼촌"이라고 인사를 했고 더 어린 여자아이는 손을 배에 얹고 배꼽인사를 하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삼촌 안녕하세요?"라고 하고는 부끄러운 듯 엄마의 뒤로 몸을 숨긴다. 

 그런 아이들이 어찌 이뻐 보이지 않겠는가? 몸에 과자나 사탕이라도 있으면 바로 건네주고 싶었다. 


 베트남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예의와 규범에 있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이 함께 살아가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살아가는 법을 어렸을 때부터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교육 차원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측면일 수 있다. 

 사람을 부를 때 반드시 호칭을 사용하여 '상대방에 대한 인지'를 은근히 알리는 것, 술잔을 건배하면서 매 번 악수를 하는 것, 함께 살고 있는 이웃에게 인사를 하는 것 등등 모두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닌 상대방과 함께 잘 살아보겠다는 뜻을 표현하고 행동하도록 배우고 자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관심과 배려. 이젠 서비스 마인드를 넘어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마인드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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