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정호 Sep 12. 2024

해님이 저렇게 큰 줄이야!

8월의 보름 해님도 수줍음을 타시네요.

 아침 일찍 매장으로 향했다. 어제 낮에 잠을 많이 자서인지 새벽 해님이 얼굴을 내밀기도 전에 이불을 걷어 정리하고 샤워를 마치는 세상이 환해지기 시작한다. 숙소에 앉아 있어 보았자 유튜브를 보는 것으로 킬링타임을 만들 것 같아 팩을 메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쌀국수 집으로 향했다. 주인아주머니가 이렇게 일찍 나왔냐며 놀라는 눈치이다. 그렇게 일등으로 아침을 먹고 매장으로 향했다. 

Thi Vai 산 옆 구름 사이로 얼굴을 빼꼼히 내민 해님

 저 앞에 영산 티 바이(Thi Vai) 산 옆으로 커다란 해님이 얼굴을 내민다. '아!... 해님이 저렇게 컸었구나' 커다란 달을 보면서 감탄한 적은 있었지만 태양을 저렇게 똑바로 쳐다보면서 저렇게 크다는 것을 깨닫긴 처음인 듯하다. '하기야 지구의 약 110배가 더 큰 행성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갑자기 비디오 욕심이 생겨 셔터를 누르니 해님이 수줍음을 타는 것인지, 구름이 시샘을 해는 것인지 구름 속으로 그 웅장함을 감추기 시작했다. 

푸미 지역 해님의 하루시작 

 요즘 사진과 동영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람의 눈에 대한 경이로움을 새록새록 느낀다. 내 눈에 보이는 저 아름다움과 빛의 화려함은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저질 사진과 동영상으로 퇴색해 버리는 듯하다. 그래서 요즘은 동영상을 찍을 때 화면은 처음 위치만 잡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동영상이 촬영되는 동안에도 내 눈으로 직접 그 장면들을 보면서 감동한다. 비디오나 사진을 찍는 것은 그저 '그때 이걸 보고 그렇게 느꼈지'라며 기억을 까먹지 않으려는 작은 노력이랄까? 또는 '이 정도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놀라 하겠지'라는 내 경험에 대한 상태적 우월감이랄까? 


 새삼 해님의 멋지고도 이쁜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운 듯 몸을 숨기는 모습을 아쉬워하면서 시작하는 아름다운 아침이다. 

작가의 이전글 베트남 추석 중뚜(Trung Thu) 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