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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Oct 01. 2024

아이들이 생각나는 아침식사 Pho

여유 있는 아침이 준 선물

 오늘 아침은 숙소 주변에 있는 전통 식당의 쌀국수 Pho였다. 이곳에 가서 식사를 하는 때는 내가 마음에 여유가 있는 때이다. 아침 7시 20분쯤에 식당으로 간 것이니 여느 날 보다는 늦은 시간이지만, 이런 날은 내 머리가 여유를 부리기로 한 날이라는 뜻이다. 


 쌀국수를 먹는 도중, 아이들 생각이 났다. 딸이 특히 쌀국수를 좋아한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7살까지 베트남에서 생활을 했던 꼬맹이 아들도 쌀국수를 기억하고 좋아라 한다. 살고 있는 목동 파리공원 옆에도 '포메인'이라는 쌀국수 식당이 있어 한 두 번 같이 가긴 했지만, 베트남 현지 맛은 아니다. 

 

 언젠가 아이들과 일산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방문하였다가 식당가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발견하고 먹어 본 적이 있다. 딸아이는 "이건 정말 베트남에서 먹던 것 같아요"라며 좋아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여유가 있는 날엔 드라이브 겸 아이들을 태우고 그곳을 방문하여 쌀국수와 짜조, 새우 볶음밥 등을 먹고 오곤 했다. 

 

 물론 그곳에 가면 식품도 사 올 수 있고, 아들 녀석은 그곳에 있는 피규어 들을 보면서 아이쇼핑을 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간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좋았기 때문이다. 딸아이가 학생으로 커 가면서 같이 이렇게 드라이브를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물론 와이프는 사절이었다. 우리가 간다고 하면 "왜 시간 낭비를 하면서, 기름값도 드는데 거기까지 가냐?"며 볼멘소릴 할 것이 뻔하기에 우리 셋은 말없이 주차장으로 향해 짧은 여행을 하곤 한 것이다. 


 쌀국수를 먹고 나니, 채 8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아침햇살이 따갑기만 하다. 어제 중고 자전거를 구입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 햇살은 그늘로만 가면 딴 지역에 온 듯, 선선하게 느껴지고 게다가 자전거든 오토바이든 움직이는 것에 올라타기만 하면 미세한 바람이 그 더위를 모두 밀어내 주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여유로운 아침, 침대 이불을 정리하면서 마음속으로 결정한 '오늘은 여유로운 날!'이 쌀국수도 찾게 만들어 주었고, 아이들과의 추억도 끄집어 내 준, 햇살처럼 따사로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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