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는 집에서 화목하게

가족들이 저녁에 함께 모여 식사하는 전통

 베트남에는 가족들이 저녁에 함께 모여 식사하는 전통이 있다. 특히 대가족 문화가 여전히 강한 농촌 지역이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저녁 식사가 가족이 함께하는 중요한 시간으로 여겨진다. 저녁 식사 때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나누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도 점차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면서 현대적인 생활방식이 자리 잡고 있어, 한국처럼 아버지나 다른 가족 구성원이 빠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직장인의 바쁜 생활과 야근, 교통 체증 등의 이유로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여전히 가족 간의 유대가 매우 중요시되며, 주말이나 특별한 날에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베트남에서는 저녁 식사를 통해 가족 간의 결속을 다지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일반 서민 가정의 가정식 저녁 식사 장면 이미지

 베트남 통상의 서민들이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면 어떤 음식들을 주로 해서 먹을까? 

 베트남 가정에서 저녁 식사로 자주 먹는 음식들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식 메뉴는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영양을 고려한 다양한 음식들로 구성된다. 주로 집에서 준비하는 베트남 저녁 식사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밥 (Cơm) : 베트남 가정의 기본 식사는 항상 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쌀이 주식이기 때문에 저녁 식사에는 흰쌀밥을 기본으로 한다. 

 2. 국 (Canh) : 한국의 국과 비슷한 베트남식 국이 한 가지 이상 나온다. 야채, 생선, 고기 등을 넣어 만든 다양한 국물이 대표적이며, 특히 새콤한 생선탕(Canh chua)나 야채와 두부를 넣은 담백한 국을 애용한다. 

 3. 볶음 요리 (Xào) : 다양한 재료를 볶아낸 요리도 자주 식탁에 오르는데 고기, 해산물, 채소를 함께 볶아낸 야채 볶음(rau xào) 또는 고기 볶음(thịt xào) 등이다. 여기에 두부나 버섯,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해 맛을 더한다.

 4. 생선 요리 (Cá) : 생선은 베트남 가정에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한다. 간장에 조린 생선(Cá kho tộ) 같은 생선 요리가 자주 등장하며, 튀기거나 찌는 방식으로도 많이 조리해서 먹는다. 

 5. 고기 요리 (Thịt) :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 다양한 고기를 사용한 요리를 만드는 데, 달콤하게 조린 돼지고기 (Thịt kho tàu)나 삶은 닭고기(gà luộc) 이 주로 식탁에 등장한다. 

 6. 채소 요리 (Rau) : 신선한 야채는 베트남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다. 마늘로 볶은 모닝글로리(Rau muống xào tỏi) 같은 간단한 채소 볶음이 자주 준비되며, 나물이나 샐러드 형태로도 먹는다.

 7. 소스 (Nước chấm) : 베트남 식사에 빠질 수 없는 소스는 피시 소스(Nước mắm)를 기본으로 한 양념장으로 각 음식에 찍어 먹거나 뿌려서 먹는다.

 8. 젓갈과 절임류 (Dưa muối) : 가정식에서는 다양한 절임류나 젓갈을 함께 하는데, 절인 야채(Dưa chua)는 밥과 함께 곁들여 먹는 중요한 밑반찬이다.

 

 저녁 한 끼를 예로 들자면 흰쌀밥(Cơm trang), 생선탕 (Canh chua cá), 돼지고기 조림 (Thịt kho), 마늘로 볶은 야채 (Rau muống xào tỏi)와 피시 소스 (Nước mắm) 등으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이처럼 베트남 저녁 식사는 한국과 비슷하게 밥, 국, 메인 요리, 채소 반찬들이 조화를 이루며 구성되는데 신선한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을 통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6인 가정의 저녁 가정식 식탁 이미지

 베트남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정 내에서 어머니나 여성이 요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농촌이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여성들이 주로 가사와 요리 등을 책임진다. 최근 도시화와 현대적 생활 방식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역할 분담도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편이 요리를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과거보다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지금껏 전통으로 간직하던 가족들의 저녁 식사 문화는 많이 쇠퇴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현대 가정에서 바쁜 생활로 인해 외식이나 배달 음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생일 때나 제사 때 정도가 아니면 부모님을 포함애 우리 가족들이 모두 모여 같이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북적북적하던 옛 날이 그리 비좁고 가난하게 기억되지 않는 이유는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정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