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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Oct 03. 2024

눈에 띈 한국, 베트남 사찰의 차이

베트남 사찰에서 유독 눈에 띄는 3가지 

 지난번 글에서 베트남 사찰들이 꽃과 식물들로 화려하게 꾸미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외관상 한국 사찰과 비교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했다. 

 

 베트남 사찰들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외형뿐만 아니라 눈에 띄는 차이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발견한 5가지에 대해 설명을 해 보고자 한다. 


 우선 우스꽝스러운 배통통이 아저씨, 달마대사에 대한 것이다. 

 베트남 사찰 경내에는 달마대사의 동상들이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정도면 이해할 만하다. 보살님들 아래에 아라한(Arhat: 깨달음을 성취한 성자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달마대사는 한국 불교에서는 아라한도 아닌 조사(祖師: 불교 종파를 창시하거나 발전시킨 선사)를 의미하므로, 아라한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베트남에선 심지어는 부처님을 보시하는 자리 한쪽을 차지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었다. 

각 사찰 입구 대웅전 전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달마대사 상

 왜 베트남 불교에서는 달마대사를 보살 수준급으로 존경하고 받드는 것일까? 

 베트남 불교에서 달마대사와 삼장법사(현장)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고 한다. 두 인물의 위상은 그들이 베트남 불교의 전통과 수행에 미친 영향에 크게 기인하는데, 두 인물은 불교 교리를 확립하고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베트남 사찰에서 이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달마대사(Daruma, Bồ Đề Đạt Ma)는 중국에서 선불교의 창시자로 여겨지며, 그 가르침이 중국을 통해 베트남에도 전달되었다. 베트남의 불교는 주로 대승 불교이며, 달마대사의 가르침은 대승 불교의 중요한 수행 방법 중 하나인 선(Thiền) 수행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러한 선불교의 영향을 받아 달마대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달마대사는 베트남에서 불교 수행의 중요한 모델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정진한 그의 삶과 수행은 불교 신도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사찰에서 달마대사의 조각상이나 초상화를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엄격한 수행이 불자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베트남 사찰에서 달마대사는 보살처럼 높은 존경을 받는 존재로 여겨지며, 그의 상징적인 모습은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수행과 깨달음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 편 삼장법사(Xuanzang, Huyền Trang 현장)는 중국 당나라 시대의 고승으로, 인도에서 불경을 가져와 번역하고 전파한 인물이다. 베트남 불교에서는 삼장법사를 통해 대승 불교의 많은 경전이 전해졌다. 그는 단순한 경전 번역자 이상의 역할을 했으며, 불교 교리를 널리 퍼뜨리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것이다. 삼장법사는 그의 헌신적인 경전 번역과 불교 전파 활동으로 인해 베트남에서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삼장법사는 베트남에서 단순한 승려 이상의 인물로 여겨지며, 많은 사찰에서 그를 보살과 유사한 위치에 두는 경향이 있다. 

사찰의 입구 전면에 배치된 삼장법사
부처님을 보시하고 있는 삼장법사, 새벽예불 중

 반면, 한국 사찰에서 달마대사는 상대적으로 보기 힘든데, 이는 한국 불교에서 달마대사가 조형물로 자주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사찰에서는 주로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 등이 중심을 이루며, 보살상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 불교는 중국과 베트남에서처럼 달마대사나 삼장법사를 크게 강조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불교는 대승 불교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달마대사보다는 지눌, 원효와 같은 한국의 고유한 선승들과 학자들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한국 불교는 선종과 교종이 섞여 있지만, 교리와 경전 중심의 불교가 발달하면서, 달마대사의 선(禪) 중심의 수행보다는 경전 공부와 국가적 의식에 더 큰 초점이 맞춰지면서 빛이 바래진 것이다. 삼장법사 역시 경전 번역에 대한 공로가 인정되지만, 한국 불교는 자체적으로 경전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를 보살급으로 여길 정도의 상징성은 부여되지 않는다고 한다. 


 두 번 째는 향을 피우는 것 차이다. 중국의 사찰만큼이야 하지 않지만, 베트남 사찰에서도 대규모로 향을 피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찰 내부나 외부에 많은 향로가 있고, 방문객들은 사찰을 찾을 때 향을 피워 기도를 올린다. 이 때문에 베트남 사찰에 가면 항상 향이 피어오르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사찰에서도 향을 피우는 것이 있지만, 베트남에 비해 그 양이 적고, 종종 행사나 특별한 기도 의식에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베트남 사찰의 향은 매우 큰 향봉을 사용하여 강한 향취와 시각적 효과를 줍니다.

베트남 향
사찰 전면의 대형 naver 포차 달넘세님의 바이딩 사찰풍경 사진 인용

 셋째. 한국 사찰은 보통 담백하고 수수한 색채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단청과 조화를 이룬다. 자연과 어우러진 색상이 사찰의 외관과 내부 장식에 많이 사용되며, 붉은색, 초록색, 청색이 주로 나타난다. 

 반면, 베트남 사찰은 상대적으로 더 화려한 색채와 장식을 사용한다. 불상이나 벽화, 사찰 내부의 장식들은 금색이나 빨간색 같은 강렬한 색상이 주로 사용되며, 많은 사찰이 화려한 조각상들과 복잡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베트남 사찰 전경


 이러한 차이점들이 두 나라의 사찰 문화를 더욱 독특하고 다채롭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 찾아보고 공부하고 느낄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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