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문화 가정 남편들이 참기 어려운 베트남 결혼생활 5가지 (2)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관점의 차이는 한국과 베트남의 교육현실과 교육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말 그대로 ‘스펙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학원, 입시, 비교, 성적표 등등. 부모의 대부분이 ‘성공 = 좋은 대학 → 좋은 직장 → 안정된 삶’이라는 공식을 전제로 자녀를 키운다. 자녀가 공부를 못하거나 학교생활에 문제 생기면 바로 개입하고,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구조이다. 즉, 한국의 교육관은 "경쟁과 성취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베트남에서의 자녀 교육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착하고 효도하며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가족에 대한 예의, 말 잘 듣기, 형제간 우애, 어른 공경 같은 덕목이 ‘인성 교육’의 핵심이고, 공부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현실적이거나 느슨한 편이다.
어찌보면 한국에서 이상적으로 바라는 "아이답게 자라는 게 먼저"라는 교육관을 갖고 있는 듯 하다.
“건강하면 됐지, 공부는 못 해도 돼.”
“우리 가족끼리 행복하면 돼.” 이런 말이 진심에서 나오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녀들의 학습, 교육에 대한 기본 인식과 가치관의 차이는 현실 가정에서 충돌하기도 한다.
1. 숙제, 학습에 대한 태도 차이
한국 남편은 자녀에게 "숙제는 스스로 알아서 하고, 공부도 일정 시간 이상 해야지."라고 주문하지만, 베트남 아내는 "애가 스트레스 받는데 왜 억지로 시켜? 조금 쉬게 해."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결과적으로 아이가 공부 안 하면 남편은 조급해지고, 아내는 왜 그렇게 강요하냐며 방어적이 된다.
2. 사교육에 대한 온도 차
한국은 학원이나 과외가 필수처럼 여기고 있으면, 많은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고 생각하고, 성적부진의 핑계로 만들기도 한다.
한 편, 베트남은 사교육은 일부 부유층만 받는 것이며, 기본은 학교 교육이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다.
이에 한국 남편은 "저러다 뒤처지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 하는 반면, 아내는 "애가 벌써부터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며 도리어 남편을 구박하기도 한다.
3. 부모의 개입 수준
한국식 교육은 부모가 시간표 짜고, 확인하고, 같이 문제 푸는 등 적극 개입하는 반면, 베트남식은 “스스로 해내도록 기다리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싱에 대해 남편은 ‘왜 방임하냐’고 생각하고, 아내는 ‘왜 간섭하냐’고 느낀다.
이런 차이가 갈등으로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와 엄마의 기대치 차이로 인해 아이 교육의 방향이 불분명해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아빠는 공부를 중심으로 강조하고, 엄마는 인성을 중심으로 양육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아이가 일부러 아빠한테는 숙제한 척하고, 엄마한테는 피곤한 척 하며 줄타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양육 역할에 대한 갈등 또한 부부간의 갈등을 키우기도 한다.
남편은 “아빠로서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아내가 협조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아내는 “내가 아이를 더 잘 아는데, 왜 자꾸 간섭하냐”며 반감을 갖는다.
실제로 아내가 남편에게 "아이가 베트남에서 살고 있어 베트남 방식으로 키우는데 방해하지 말아요!"라고 하는 말에 남편이 할 말을 잃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부모 간의 불일치’는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부모가 다투는 모습이 자주 보이면, 아이는 공부든 놀이든 행동에 집중 못 하고 정서적으로 위축되기 쉬워지기도 한다.
그럼 왜 베트남 아내는 공부에 집착하지 않을까?
이는 한국과 베트남 사람들의 '성공'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공무원’이나 ‘기술직’, '창업' 등이 주요 진로이고, 대학 졸업 여부보다 사람 됨됨이와 가족 책임감 같은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결혼을 통한 안정도 하나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는 현실적인 부분이 작용한다. 실제로 베트남 부인 본인이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도 학원 없이 자라고, 부모가 성적에 크게 관심 두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그 기준으로 보기에, 지금 한국 남편의 ‘압박형 교육’은 너무 과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베트남 아내는 아이들이 아픈 것도 싫어하고, 스트레스도 걱정하고, 부모와 아이 간 유대가 우선이지, 성적과 입시가 1순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베트남 중산층 이하에서는 대학 진학률 자체도 한국보다 낮고, 고등학교 마치고 취업하거나 직업학교 가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공부해서 성공하라”보다는 “아프지 말고, 효도하라”가 교육의 목표가 되기 쉬워지는 것이다.
가족 중심의 문화도 이에 한 몫을 담당한다. 한국은 아이가 중심이고, 우선이지만, 베트남은 ‘가족 안의 아이’라는 개념이 강해서, 아이가 부모 일 돕는 건 당연하고, 학교보다 가족이 우선일 때도 많다.
한국 남편이 베트남에서 더 ‘극성 교육 아빠’가 되는 이유
우선 ‘한국 교육의 성공 모델’을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남편들은 "내가 지금 여기까지 온 이유는 공부 덕분"이라는 확신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에게도 같은 트랙을 걷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다.
한편으론 베트남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는데, 교육 환경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고, 사교육 인프라나 커리큘럼을 느슨하게 느끼면서 '이래서야 우리 애가 어떻게 살아남지?' 하는 불안이 생기기도 한다.
결국 '내가 신경 안 쓰면 얘는 그냥 베트남식으로 커버릴 것 같아서 무섭다'라는 불안이 한국 아빠의 ‘극성’을 부르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 남편과 베트남인 아내 조합에서만큼은 한국 남편이 교육에 더 집착하고, 베트남 아내는 오히려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을 알면 뭘 할 수 있을까?
결국, 무엇이 더 옳은지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말해준다.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게 ‘학습’인지, ‘정서 안정’인지 함께 판단해야 한다. 부모가 같은 언어로 교육 계획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아이의 방향성은 흐려진다. 한쪽은 달리자 하고, 한쪽은 쉬자 하면, 아이의 중심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공부를 못 해서가 아니라, 부모가 서로 싸우는 게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부모가 같은 언어로 교육 계획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학기는 어느 정도 성적 목표로 가자” "방과후 교육은 몇 시간, 나머지는 자율 시간으로 하자” 등으로 아이에게 일치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무조건 한국식 교육을 고집하기보다는 베트남의 교육 환경 안에서 현지 학교와 협업하고, 가정 내 교육을 보완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서로의 교육관을 이해하고, 하나의 목표로 아이를 이끄는 문화의 연결자로서, 부모로서의 합의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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