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한량하다.
한가로운 월요일 아침.
어머님과의 짧은 통화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데, 눈이 시릴 정도로 햇살이 따갑다. 햇살은 따사롭기보다, 말 그대로 눈부시다.
평소라면 바쁘게 오토바이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 주차장엔 차량들과 이륜차들이 도열하듯 조용히 서 있다. 도로 역시 놀랍도록 비어 있다. 빼곡한 소음 대신 고요가 자리를 잡았고, 그저 길게 늘어진 그림자만이 지금이 분명히 아침임을 말해준다.
낯설다. 월요일 아침이 이런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게.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학생들이 월요 조회를 받기위해 운동장에 모여 있어야 할 시간인데...
잠시 어딘가 멈춰 있는 시간 속을 걷는 기분.
세상이 숨을 죽인 듯한 순간 속에 혼자 깨어 있는 느낌이랄까.
이 조용한 풍경이 문득, 내 마음의 속도와 닮아 있는 것 같다.
조금 전 어머님과의 통화에서 "지난 일주일이 뭘 했는지도 모르게 흘러갔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또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느끼지도 못한 채 한 주가 흘러갈까 봐 두렵기까지 하다.
순간, 코로나로 텅 빈 거리와 함께 갇혀 지내던 기억이 스쳐간다.
'제발 사람들아, 어서 일어나 거리로 나와줘. 이 거리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줘.'
그리고, 그 한복판. 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찻길 위에 드러누운 이웃집 개 한 마리.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한 그 모습이 지금 이 월요일 아침의 진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