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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월요일 아침

눈부신 햇살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한량하다.

by 한정호

한가로운 월요일 아침.

어머님과의 짧은 통화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데, 눈이 시릴 정도로 햇살이 따갑다. 햇살은 따사롭기보다, 말 그대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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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바쁘게 오토바이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 주차장엔 차량들과 이륜차들이 도열하듯 조용히 서 있다. 도로 역시 놀랍도록 비어 있다. 빼곡한 소음 대신 고요가 자리를 잡았고, 그저 길게 늘어진 그림자만이 지금이 분명히 아침임을 말해준다.

KakaoTalk_20250407_092937682_01.jpg 빼곡히 주차해 있는 차량들 모습
KakaoTalk_20250407_092937682_02.jpg 유난히도 한산한 월요일 아침 거리 풍경
KakaoTalk_20250407_092937682_04.jpg 저 산너머 오른 햇살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아침임을 일러준다
KakaoTalk_20250407_092937682_05.jpg 한산한 주거지 모습 챠량들도 아직 수면중

낯설다. 월요일 아침이 이런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게.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학생들이 월요 조회를 받기위해 운동장에 모여 있어야 할 시간인데...


잠시 어딘가 멈춰 있는 시간 속을 걷는 기분.

세상이 숨을 죽인 듯한 순간 속에 혼자 깨어 있는 느낌이랄까.


이 조용한 풍경이 문득, 내 마음의 속도와 닮아 있는 것 같다.

조금 전 어머님과의 통화에서 "지난 일주일이 뭘 했는지도 모르게 흘러갔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또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느끼지도 못한 채 한 주가 흘러갈까 봐 두렵기까지 하다.


순간, 코로나로 텅 빈 거리와 함께 갇혀 지내던 기억이 스쳐간다.

'제발 사람들아, 어서 일어나 거리로 나와줘. 이 거리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줘.'


그리고, 그 한복판. 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찻길 위에 드러누운 이웃집 개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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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한 그 모습이 지금 이 월요일 아침의 진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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