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에도 작은 변화가 주는 행복
아침, 매장으로 나가려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하늘을 살펴보니 금세 그칠 기미는 없고, 일단 매장에 가는 게 낫겠다 싶어 택시를 불렀다. 비를 피해 매장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 그렇게 매장에 앉아 글을 쓸 준비를 하다 창문밖을 보니, 비에 떨어진 낙엽이며 쓰레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청소하기 딱 좋은 날이네.'
발목까지 바지를 걷어 올리고, 비를 가르며 외부 테이블 옆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쓰레기 치울 때 먼지 날리고, 굳이 비 오는 날에 나서고 싶지 않았을 텐데, 장대비가 흐르는 물길이 대신해 주니, 고여 있던 오물들이 하수구로 말끔히 쓸려 내려갔다. 손에 힘 줄 필요 없이 빗줄기에 몸을 맡기면 청소가 절로 되는 기분이었다
온 몸이 비에 흠뻑 젖어 샤워를 방금 마친 보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에선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온몸이 젖었지만 도리어 개운한 느낌이다.
물 묻은 바닥을 닦을 때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빗물 감촉이 의외로 상쾌했다. 옷은 다 젖었지만, 머릿속 잡다한 생각들이 함께 씻겨 내려가는 듯한 묘한 쾌감도 느꼈다. '내 주변도, 내 마음도 다 깨끗해졌다’는 작은 성취감도 생겼다.
이제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선풍기에 내 몸을 말리고 나면 내 몸도 매장도 정말 화창한 아침으로 변신할 것이다.
때로는 예기치 않은 날씨가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것,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순간을 포착해 행동하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 반복되는 일상에도 작은 변화를 주면 일상이 더 선명해진다는 것에 행복한 아침이다.
비를 뚫고 청소를 마친 뒤, 나는 흠뻑 젖은 고양이 꼴이었지만 마음만큼은 가볍고 시원하다. 매장 바닥뿐 아니라, 머릿속에 쌓여 있던 잡동사니까지 한 번에 씻어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