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생애 첫 짝을 만나다

그런데 왜 나는 마음이 불편할까?

by 한정호

오늘 오후 매장에 나가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역시나 Boss는 복도로 뛰쳐 나와 나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 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아파트 숙소 앞집의 고양이가 자태를 뽑내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Boss는 놀랍게도 무서움이 없이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두 녀석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눈빛이, 몸짓이, 거리감이, 묘하게도 첫 만남 같지 않았다. Boss는 꼬리를 세우고 다가갔고, 앞집 고양이는 부끄러운 듯 몸을 돌렸다. 그러자 Boss는 그 쑥스러움을 쫓듯 사뿐사뿐, 살금살금 뒤따르기 시작했다.

둘의 아릇한 모습을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매장에 나갈 생각을 하며 Boss를 안고 숙소로 들어와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닫았다.

그 순간 들려오는 울음소리.

"아빠 가지 마세요!"였을까? 아니면, "내 여친 좀 더 보게 해줘요!"라는 외침이었을까?

문 앞에서 나를 부르던 Boss의 울음에, 나도 잠시 멈춰 섰다.

기쁘면서도 허전하고, 귀엽지만 어쩐지 배신당한 기분.

혹시 이게… 아빠의 시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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