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작을 함께 열어주는 고양이
아침 5시 40분. 알람이 한 번 울린다. 20분 간격으로 세 번 더 울릴 알람이 남아있으니, 습관처럼 눈만 살짝 뜬 채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런데 내 몸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한 누군가가 있다. Boss!!
나보다 먼저 일어나 밥도 다 먹고, 아빠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하다.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Boss는 가슴 위로 점프해서 올라탄다.
뒷발 두 개로 균형을 잡고, 앞발 두 개는 내 목 양옆을 누르며 몸을 고정한 뒤, 목을 길게 빼 내 턱을 톡톡 깨문다. 강하지 않다. 다정하게, 조심스럽게.
"일어나요."
"아빠, 나랑 조금이라도 놀다 가요."
오늘도, 그렇게 기상은 Boss의 호출로 결정된다. 평소보다 조금 더 자보겠다는 얄팍한 욕심은 가볍게 무너졌다. 잠결에 Boss를 바라보며,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너한텐 내가 하숙생처럼 느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면, Boss의 하루에서 내가 차지하는 시간은 참 짧다. 아침에 일어나면 씻고 곧장 나가버리고, 저녁에 돌아와선 밥 한 번 챙겨주고는 다시 샤워. 그리고 침대에 누운 나를 보며, Boss는 또 다시 잠든 아빠를 지켜봐야 한다.
그렇게 하루 두세 번 스쳐 지나가는 아빠.
같은 공간에 살아도, Boss에겐 내가 ‘잠시 들르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Boss야, 고맙고… 미안하다.
너 덕분에 오늘도 눈을 떴고, 너 덕분에 내가 누군가의 하루를 의미 있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짧지만 그 시간엔 너에게 집중할게. 내가 있는 동안은 네게 ‘주인’이 아니라 ‘가족’일 수 있도록.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전에 Boss 밥과 츄르라도 사서 들고 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