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재앙을 안기는 무기들

고의적, 혹은 무분별한 사용이 가져온 비극

by 한정호

나는 피부가 무척 민감하다.

싸고 좋다고 소문난 베트남 마사지도 꺼려지고,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마사지 잘하는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카더라’ 수준의 한 군데만 소극적으로 소개하곤 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모기나 개미한테 물리기라도 하면 복숭아뼈처럼 부풀어 오르던 내 살결. 한국에 있을 때 아버지가 그런 나를 보고, 무심결에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아빠 때문에 그런가보다. 미안하다.”

그땐 그 말이 그냥 지나가는 농담인줄만 알았다. 나는 ‘피부가 민감한 유전’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가 “아버지가 고엽제 경상 등급을 받으셨어”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아… 그래서 그때 그렇게 미안하다고 하셨구나.’

그제야 그 말의 무게를 알았다.


나는 그 뒤로 아버지 앞에서 고엽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괜히 말씀드렸다가 마음속으로 더 미안해하실까 봐. 하지만 정작 더 큰 질문은 이거였다.

'그럼 당신은 얼마나 더 힘드셨을까?'

나는 그저 가렵고 예민한 정도인데, 아버지는 그 고통을 얼마나 오래, 깊게 참고 견디고 계실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세대 위에 남는다.

베트남 개미에 입술을 물린 적이 있다. 입술이 퉁퉁 부어오르고, 호흡도 잠시 가빠졌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엔 또 아버지가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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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가 ‘범죄’라는 지탄을 받는 무기들

전쟁은 늘 무기를 동반한다. 하지만 어떤 무기들은 전장을 넘어 세대를 파괴하고, 민간인을 죽이며, 환경까지 오염시킨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란-이스라엘 분쟁에서도 그런 무기들의 사용 여부가 세계적 논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무기들은 “무기의 존재 자체가 범죄”라는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분쟁에서도 이런 무기들의 사용 여부가 세계적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쟁도 범죄인데 그 중에도 극악범죄에 속하는 무기들을 정리해 보았다.


1. 에이전트 오렌지 (Agent Orange)

정의 :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

핵심 성분 : 다이옥신 (Dioxin)으로 강력한 발암 물질 및 유전자 돌연변이 유발.

피해 : 400만 명 이상 노출, 신체 기형, 암, 불임 등 후유증.

현재 논란 : 비슷한 농약·화학제 무기가 시리아 내전에서 사용되었고, 러시아군의 화학무기

보유 및 이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음.


2. 백린탄 (White Phosphorus)

정의 : 적외선 탐지가 어려운 고온 소이탄으로 불에 닿은 피부는 녹아내림.

국제법상 규제 : 민간지역에서의 사용은 금지 또는 엄격히 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의 논란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백린탄 사용

정황 있음 (마리우폴, 바흐무트).

국제 인권단체 및 우크라이나 정부가 비판 성명 발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도 가자지구에서의 백린탄 사용 의혹이 자주 제기됨.


3. 집속탄 (Cluster Munitions)

정의 : 하나의 탄두에 수십~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무기.

피해 : 불발탄이 남아 어린이·민간인 피해 지속, “시간이 지연된 지뢰”라고 불림.

논란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사용 인정

2023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여 국제적 비판 초래

120개국 이상이 금지한 무기이지만, 강대국은 대부분 조약 미가입


4. 열압력탄 (Thermobaric Bomb) : 일명 "진공폭탄"

정의 : 공기 중 산소를 연료로 폭발시켜 초고온·초고압 폭발을 일으키는 무기.

효과 : 벙커나 지하 시설 내부에 있는 사람까지 산소를 태워 질식시킴.

논란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했다는 영상 및 증언 다수 존재

사용 시 국제법상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될 가능성 높음


5. 핵무기 및 핵확산 기술

정의 : 핵분열 또는 핵융합을 통해 막대한 폭발력을 일으키는 무기.

사례 : 가. 인류 유일의 사용 사례, 1945년 히로시마·나가사키

나. 이란-이스라엘 분쟁

이란의 핵개발 의혹 지속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보도로 중동 지역 전면전 가능성 고조

'예방적 핵시설 타격'이 정당화되는 흐름은 국제법적으로 위험한 선례


무기 체계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강력해지고 있다. 하지만 무기의 사용 결과가 인류 전체의 생명과 존엄을 위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방어의 수단이 아닌 범죄의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전쟁 중에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 무기들이 사용될 때마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전쟁의 그림자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가려움증, 민감한 피부, 눈에 띄지 않는 고통이 누군가의 침묵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언젠가 이 모든 이야기를 아버지께 조심스레, 그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꺼내볼 날이 올 것이다.


다음에는 월남전 참전 용사 중 한국군의 다수가 에이전트 오렌지(고엽제)에 노출된 부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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