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움 뒤에 숨겨진 처절함과 악착같은 생명력
Phu My의 산등선에서 석가모니불과 보살들이 자애로운 자세를 아래를 굽어 보고 계신다. 우러러보는 것 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저도 보살펴 주소서'라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사찰을 둘러보면서 눈과 마음이 호광 하였다. 그러던 중 부처와 보살들이 딛고 있는 아래 땅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석가모니의 불상 아래에는 진한 향의 꽃들이 놓여 있다. 산 위아래로 몰아치는 바람에 뜯기고 말라가면서도 향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한 말로 표현 못할 향기이기에 사진이 밉게 나온 듯 해 아쉽기까지 하다.
관세음보살님은 일부러 이 암석 위에 올라서 계신 것이겠지요? 반반한 토양도 없이 바위에 올라앉아 암벽 타기를 하듯 뿌리를 뻗어 바위를 둘러 감싸고 빈 틈에 끼워 넣어 꼿꼿이 살아 있는 모습이 경외롭다. 연못의 연꽃이야 두 말할 것도 없다. 불교의 상징인 꽃 연꽃. 흐르지 않아 탁해진 흙탕물 속에서 양분을 모아 몸을 지탱하고 연 잎으로 더러운 연못을 가리고 또 분홍의 꽃을 피워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니 말이다.
정말 대자 대비하신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바로 주변에 우리의 처절한 모습들이 함께 하고 있는 듯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사찰 방문이었다. 볼수록 Phu My지역은 불교 사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평화로운 곳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