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도, 한국에서도… 종점은 가족

아이들이 더 그리워지는 밤

by 한정호

술이 돌면, 결국 이야기는 한 곳으로 모인다


오늘 우리 식당에 6명의 손님이 회식을 하러 왔다. 자리의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전무님을 가운데 모시고, 양쪽에 간부들이 앉아 있는 전형적인 ‘직장 회식’ 자리이다. 간부들이 먼저 와, 자리를 먼저 만들어 놓고, 폭탄주도 미리 만들어 놓고, 고기도 굽기 시작한다.

이 모습을 볼 때마다 예전 한국에서 회장님, 대표님, 사장님이 오실 때 준비하던 기억이 떠올라 야릇한 긴장감을 갖게 된다.


처음엔 회사 얘기가 오갔다.

어떤 프로젝트가 어떻게 되고, 어느 부서가 실적이 좋다더라 하는 소리들. 그런데 술이 조금 돌자, 대화의 결이 바뀌었다.

전무님의 말씀중에 자녀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부터 가족 자랑에는 직급이 사라진다. 아들이 어느 대학에 다니는 지, 딸이 무슨 회사에 다니는지, 사위가 어떻게 잘하고 있는지, 며느리가 얼마나 성실한지….

서로 자랑하면서도 다른 사람 이야기는 진심으로 들어주고, 때론 웃고, 때론 맞장구를 쳤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베트남에서 느꼈던 감정이 스쳤다. 베트남 사람들은 가족 중심의 문화가 정말 강하다. 식사 자리건, 커피숍에서건, 대화의 중심에는 늘 부모·형제·자녀 이야기가 있었다. 그걸 보며 가끔 ‘이런 점은 참 부럽다’고 느꼈는데, 오늘 보니 한국 사람도 결국 마찬가지였다.


술잔이 오가고, 목소리가 조금 커지면…

일과 명함은 잠시 내려놓고, 마음속 깊이 자리한 ‘가족’ 이야기로 돌아오는 것.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사람 마음속의 1순위는 여전히 같은 것 같다.


어제 저녁에도 혼자 소주 한 잔을 마시면서 딸아들 생각이 들었는데...

"한 주 어떻게 지냈어요?" 라는 물음에 "이번주 치열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답신을 보낸 아들. 뒤쳐지지 않겠다고 바로 "저도 치열하게 살고있습니다"라고 대답 메시지를 보내 딸아이.

오늘 밤에도 소주 한 잔을 해야겠다. 아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치열하게, 당당하게 하고 싶은 꿈을 쫒는 아이들이 고맙고 더 보고 싶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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