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 하느님이 준 선물

서로를 지켜주는 묘한 연결고리

by 한정호

참 신기한 일이 있다. 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상하게도 아들 상진이에게도 그날 무슨 일이 생긴다. 내가 아프거나 불편할 때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연락이 오곤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아들도 몸이 안 좋다거나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아들에게 농담처럼 말한다. “우린 바이오리듬이 한 몸처럼 똑같이 흐르는 것 같아.” 하지만 그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서로를 경계하고 조심할 수 있는 귀한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서로를 더 아끼며 살아가게 된다.


오늘 오후에 상진이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아빠, 저 뭐 상한 음식을 먹었는지 장염에 걸린 것 같아요.”

병원에서 주사도 맞았다면서, “혹시 수액을 맞으면 더 빨리 나을까요?”라고 묻는다.


나는 짧게 답했다.

“의사 선생님이 처방하신 대로 믿고 잘 따르면서, 빨리 회복에 집중하세요.” 그렇게 답을 해주고 낮잠에 들었는데, 저녁 무렵 매장에 나오려고 가방을 드는 순간, 오른손 손목이 시려오기 시작했다.

요즘 골프 연습하다 뒷땅을 치면서 조금씩 통증이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오늘은 물건을 들기도 불편할 만큼 통증이 심해졌다. 순간, 아들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 그랬구나.’


매장으로 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파스를 사 붙이고 앉아 있으니, 묘한 안도감이 든다. 나와 아들이 같은 날 몸이 불편한 이 상황마저도 부전자전의 또 다른 모습인 것 같았다. 서로의 몸과 마음이 닮아 있어 경계하고 살피게 되는 것, 그것은 단순히 피가 이어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이걸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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