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은 자연스러움을 이기지 못하는 것을.
요사이 배가 너무 많이 불었다. 내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발바닥마저 힘들어 하는 걸 느낄 때마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아침에는 ‘혹시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을까?’ 싶어 망설였고, 오후에는 더위가 두려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오늘 아침도 고민이 머리를 휘저었다.
‘지금 가면 한 시간은 제대로 연습할 수 있을까?’
‘갔다 오는 동안 시간을 까먹어 매장 오픈에 늦지는 않을까?’
‘혹시 아침엔 연습장이 문을 안 여는 건 아닐까?’
망설임 끝에 문득 마음을 고쳐먹었다.
‘딴 걱정 말고, 우선 해보자.’
자전거를 타고 연습장으로 향했다. 프런트에서 1시간 연습을 예약하고 들어서니 그 순간만으로도 이미 뿌듯했다.
‘이제 이렇게 다시 시작하면 돼.’
스윙을 하면서 문득 든 생각.
'이제 50대 중반이다. 욕심내지 말자'
'멀리보다, 똑바로.'
몸은 무겁지 않았고, 오히려 한결 자연스러웠다.
유튜브에서 PGA 선수들이 채를 ‘툭’ 하고 가볍게 휘두르는 걸 보며 늘 의아했다. ‘어쩜 저렇게 쉽게 치는데도 멀리 날아갈까?’ 부러움 반, 궁금증 반. 그런데 오늘, 나 역시 그 가벼움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연습장 길이가 너무 짧아 공이 얼마나 멀리 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똑바로, 자연스럽게 날아가는 공을 보며 ‘멀리보다 똑바로’를 다시 되새겼다.
그 때 뒤에서 들려온 한마디.
“Good shot!”
뒤돌아보니 베트남 사람이 서 있었다.
“Cám ơn(감사합니다).”라고 답하며 다시 스윙을 했지만, 이번에는 공이 멀리 오른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버렸다.
순간 내 몸은 다시 굳어진 것이다.
‘아, 또 남의 눈치를 보고 있구나.’
늙었음을 잊으려는 듯, 욕심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결국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욕심 내려놓고, 남의 시선 버리고, 오십 해를 살아온 내 몸에 맞는 자연 그대로.
보이지 않는 작은 욕심 하나가 그렇게 다른 결과를 만드는 걸 보면서, 자연스러움의 신비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마음을 숙이게 하는 시간이었다.
오늘 아침, 불어난 배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주저하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내 몸의 한계를 인정하고,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아침.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