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쿠키, 망각의 쿠키

리사 제노바의 <기억의 뇌과학>을 읽고

by 프로이데 전주현

오늘도 쿠키 한 조각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다. 매일같이 굽는 바로 기억의 쿠키이자 망각의 쿠키다. 일기장이 끊임없이 소개하는 레시피의 주인공이기도 하며 어떤 상황에서건 얼어붙은 대화를 녹이는 준비물이다.


어느 날은 주머니 속에서 쿠키가 손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배부를 때가 있다. 그러나 어느 날은 약간의 허기에도 포장지를 뜯고서 쿠키를 와그작, 먹어 치워버리곤 한다.


포장지 안에서도, 먹는 도중에도, 쿠키는 쉽게 부서진다. 부스러기를 눈치채고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집어 올릴 때도 있지만, 잔해물이 떨어진 것도 모른 채 커피를 들이키거나 앞만 보고 걸을 때도 많다.


일화 기억과 인지 기억을 이리저리 직조하여 "왜 우리 4년 전 시카고에서 그랬었잖아, " 하고서 친구에게 말을 건네는 실마리를 얻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기억의 숲에서 길 잃은 헨젤과 그레텔이 되어 마녀의 집 앞에 도착하기도 한다. 이 쿠키, 계속 들고 다녀도 될까.


쿠키 옆에는 늘 무언가를 적고 있는 내가 있다. 크고 작은 일이건 기억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를 잊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숨을 크게 내쉬기도


그런 내게 <기억의 뇌과학>의 저자 리사 제노바는 잊어도 괜찮고 기억해도 괜찮다고 한다. 불완전한 사람의 불완전한 기억을 다독인다.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한다(물론 몇 가지 팁을 제시하긴 하지만). 연말을 준비하는 계절, 2022년을 어떤 해로 기억할지 되돌아볼 때 되새기고 싶은 메시지다.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지중해식 식단이 마음속에 남았다. 내일부터 주머니에 쿠키 한 조각 대신 방울토마토 몇 알을 넣어 다닐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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