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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Nov 15. 2020

78. 독일 역사와 서쪽 마녀를 대하는 자세

재해석과 비틀기, 한쪽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절대 불가능해

17.05.15 토요일


Governance 수업의 Kolja 교수님께서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팀플 영상을 만들어 제출하는 것으로 발표를 대체한다고 연락을 주셨다. 부랴부랴 팀원들과 주말인 오늘 일정을 조율하여 방송 스터디룸 하나를 예약하여 동영상 작업을 마쳤다. 그 이후에는 집으로 돌아와 논문 작성을 위한 읽기, 읽기, 또 읽기만으로 하루를 꽉 채웠다.


영상 발표 팀플의 모습. 방송 스터디룸까지 갖추고 있는 이 학교에 한번 더 놀랬다.


<Understanding Contemporary Germany>란 책을 읽는 중이다. 우여곡절이 많은 독일사에 대해 무뎌진 젊은 세대들이 많아졌다고 책이 적고 있다. 통일에 관해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와 많이 닮은 모습이 아닐지.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도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충돌한다. 일본과 비교하면서 '잘한다, 잘한다' 했던 독일의 역사관 역시 여느 나라들과 다를 바 없이 극단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범국이 주장하는 피해자설이나 반정부, 독립운동 등의 움직임에 대한 재평가 등... 여러 요소들이 끊이질 않는다.


한 사람과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서 내리는 판단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다시 한번 절감한다. 그런 생각이 동화의 재해석, 뒤틀기로도 이어진다. 예를 들어, <오즈의 마법사>란 책을 읽고서 '서쪽 마녀는 악당이야'라고 결론짓는 마음에는 편협함도 있을 테고 나 편하자고 하는 마음도 있을 테지. 그렇지만 <위키드>를 읽어보면 '서쪽 마녀에게도 사정이 다 있단다'하는 생각이 든다. 


올여름, 2학기를 마친 기념으로 짧은 런던 여행을 계획 중에 뮤지컬 <위키드>를 예매해 두었다. 그리고 논문을 위해 독일사를 다시 읽고 분석해보려는 중이다. 비판적 사고와 읽기를 훈련하는 하루하루다.


"Don't go feeling sympathetic now. I certainly can't."
The Tin Woodman sniffed, a bit cynically.
"But Dorothy's right, " said the Scarecrow.
"No one is exempt from grief."
The Witch was deeply inked by their patronizing speculations...
- 소설 <Wicked> 중에서



방송 스터디룸에서 내다본 뤼벤의 5월 풍경.






To. Readers

우리에게(uns, [운스]): 상대방의 말도 들어봐야지, 하는 자세는 역사를 대할 때 꼭 챙겨보고자 하는 나만의 원칙과도 같다. 이를 문화 콘텐츠에 적용해 보면, 나만의 감상이 아닌 다른 사람(관객, 평론가, 시인, 소설가, 교수 등)의 감상을 찾아보는 것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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