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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May 10. 2017

리더십, 디자인하다.

by wodian Grace 

워디랩스 독자 여러분!

어제 대통령 선거에 소중한 한표 잘 행사하셨는지요?

지난해부터 붉어진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새로운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 간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오늘 선출된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가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쓰리고, 참담하고, 화가 나는 순간도 많았지만 지난 수개월 동안 과연 리더십이란 무엇이며,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가?라고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의 리더십을 성찰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 되었습니다. 
 

며칠 전 긴 연휴기간, 몇 권의 역사책을 들고 ‘경주’를 향했습니다. 물론 가족이 거주하고 있어 방문의 목적이 컸지만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첨성대 앞의 아늑한 카페에 자리 잡아 역사책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제가 읽은 책에는 세종대왕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그저 위인전 속의 대단한 사람으로만 알고, 만원 화폐에 익숙해서 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는 착각을 하고 살았는데 세종을 공부하며 그의 리더십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리더로서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의 업적은 너무나 방대하지만 특히 제가 인상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세종의 인재 등용과 관련된 철학이었습니다. 


 임금이 직접 시험문제를 내어, 관리를 뽑는 것을 '책문'이라 하는데 이 시험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임금이 국정운영을 하며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종의 책문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릴게요 ^^

[문제] 

임금으로서 누군들 들어서 쓰고 싶지 않겠는가마는, 인재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임금이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 경우이다.

둘째는 인재를 알아도 쓰려는 마음이 절실하지 못한 경우이다.

셋째는 인재와 뜻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이다.  

견문이 많고 총명하며 재주가 있으나 탐욕스러운 사람

지금은 임금과 신하가 함께 경계하면서,  날마다 조심하고 근심하며 부지런히 노력할 때이다. 인재를 등용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인재를 분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마다 마음을 다해 대답하도록 하라. 
 

문제를 읽으며 세종이 참 사람관찰을 잘 하는구나! 라는 생각과, 완벽한 사람이 참 없네!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여러분이 이 시험을 치른다면 어떤 답을 하시겠어요?


자. 이제 장원급제한 인재의 답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답] 

세상에 완전한 재능을 갖춘 사람은 없지만, 적합한 자리에 기용한다면 누구라도 재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을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입니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면 탐욕스러운 사람이나 청렴한 사람이나 모두 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점만 지적하고 허물만 적발한다면, 현명하고 유능한 사람이라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은 쓸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쓸 수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랬습니다. 이 답이 장원을 하게 된 것은 세종의 인재 철학을 그대로 읽어서가 아닌가 싶은데요.실제 황희정승과 세종의 관계를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황희는 생각보다 청렴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정승 취임 후 얼마 안 가 사위가 살인을 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를 매수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세종이 왕에 오르는 것 자체를 아주 심하게 반대하여 아버지 태종은 그를 유배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종은 황희를 아주 오랜시간 동안 함께 했는데요. 너무 힘들어서 더는 일 못하겠다는 사람을 번번이 불러들여 팔십 노인이 될 때까지 일을 시킨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세종은 황희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국정에 쓰고 싶은 탁월한 판단력, 오래된 정치경력의 연륜 등의 역량에 있어서 그만큼 탁월한 자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그를 끝까지 믿고 지원해 주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일부러 황희에게 ‘청렴하다'는 칭찬을 했다고도 합니다. 황희는 처음에는 불편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세종을 따르던 시기만큼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청렴결백한 황희정승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갔습니다. 

혹시,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한번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나를 바라보아도 흠이 많은데, 우리는 나와 타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흠이 눈에 띈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리더가 아닌 평사원이나, 일만 잘 하면 될 때에는 싫고 그만일 수 있지만

사람을 움직여 일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장면을 마주하게 되면,

타인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다시 리뉴얼 할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저를 돌이켜 보니, 많이 부끄럽습니다.

특히 처음 팀장을 맡았을 때 저의 미숙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나와 잘 맞는 팀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을 마음속으로 라벨링을 해 두었고, 팀원들로부터 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든 끌고 가야만 잘 되고 있는 것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그괴롭히며 함께 일하는 이들을 채찍질했던 것 같습니다.
 

리더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왕처럼 자리를 부여 받을 수는 있지만, 진정한 리더로 살아가는 것과는 다르지요)

그래서 평생 리더십만 연구한  리더십 분야의 석학인 워런 베니스는 리더십의 시작은 '리더가 만들어 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이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애쓰고,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장점을 취할 수 있고, 가고 자 하는 목표를 점검하며 나와 타인을 긍정적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리더십 마인드를 갖추겠다고 다짐해 낼 수 있다면

리더십이야말로, 충분히 디자인 해 나 갈 수 있는 창조적 영역이지 않을까요? 



Be Wodian 
Grace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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