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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Dec 14. 2017

나만 알고 싶은 협상의 기술

by Wodian Chihye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매서워지는 바람에 코트를 더 여미게 됩니다. 이 계절에 워디랩스는 콘텐츠 개발과 교육, 컨퍼런스 등으로 추운 겨울을 뜨겁게 달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11월부터는 연세대학교에서 일반인 창업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서비스로 세상에 나오신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주목을 이끌어내는 발표 방법론에 대한 ‘피칭’과 상대와의 밀고당기는 커뮤니케이션의 꽃인 ‘협상’을 필수 역량으로 꼽고, 워디랩스 스타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내용을 가지고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는 깨알같은 팁은 물론, 직접 실습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자신의 비즈니스를 설명하는 ‘피칭’과 ‘협상’ 커뮤니케이션은 비단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만 필요한 역량은 아닙니다. 특히 ‘협상’은 의견을 조율해야 할 때,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한 오해를 풀 때에도 필요합니다. ‘협상’이 필요한 상황은 파트너, 팀원, 대표님, 심지어는 가족과도 하루 24시간 안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마침 어제는 ‘협상’의 두 번째 교육이 끝나는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 중 일부를 살짝 소개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협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통적으로 “협상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기술이다”는 정의가 있어왔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의 이익을 최대로 취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약 60년 전에 통하던 것으로 현재 이렇게 협상을 접근하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상 1.0 버전이지요. 이후 협상을 연구하는 하버드의 학자들이 모여 새롭게 내린 정의는 “협상이란 서로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의사소통 과정이다” 입니다. 하지만 경제적 이익만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협상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현재에 적용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사실 협상 2.0버전이라 말할 수 있는 정의도 약 30년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의 협상은 어떻게 정의 되어야 할까요? 현재는, 상대방과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상반된 이해관계에 처했을 때,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 과정이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즉, 밀고 당기는 대화를 통해서 나와 상대의 가치를 키워나가는 협상 3.0 버전입니다.

상대와의 협상을 잘 마치고 뒤 돌아섰을 때, 오는 길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왠지 내가 진 것만 같고 상대만 좋은 일 시켜준 것 같아 찜찜하거나 뒤늦게 부아가 치밀어오르는 경험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경우, 다시는 그 사람과 우호적으로 협상을 하나봐라 하는 분노의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이와같이 경우는 설령 지금 당장은 내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좋은 협상의 케이스라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내 목표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협상이나, 나의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로 끝난 협상은 상대와 나의 장기적 ‘관계’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협상이 끝나고 다시는 만날 일이 없는 상대와의 협상에서는 다를 수 있지만,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는 특히, 한국과 같이 두 세다리 건너면 알 수 있는 좁은 네트워크 안에서는 상대와의 ‘관계’까지 챙기는, 더 고도화된 방법의 협상 스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협상가가 위해 가져야 할 마인드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많은 자질 또는 역량이 있겠지만, 다음 다섯 가지가 중요 포인트가 됩니다.

1. 보이지 않는 가치를 발견하라.

협상은 단순히 조건을 교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조건 안에는 상대가 원하는 진짜 가치가 숨어 있지요. 그러므로 나 또한 테이블 위에 있는 안건에만 포커스 해서는 안됩니다. 그 이상으로 넓게 깊게 보고, 내가 발견한 그 가치를 상대가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협상하는 상대방도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할 때 협상 안건으로 제시되는 가치 뿐 아니라 다른 가치들을 발견하여 긁어주면, 상대로 하여금 풍요로운 협상의 경험을 하도록 리드할 수 있습니다.

2. 공감없이 협상할 수 없다.

상대를 공감하지 않고서는 물 흐르듯 협상을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공감이란 상대를 딱하게 여기는 동정과 다르며, 공감하여 상대에게 무조건 순응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내 놓는 팩트를 파악하고 어떤 감정인지, 그 안에서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읽어내어 공감해야, 상대로 하여금 나에 대한 공감 또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3. 요구는 가짜다. 욕구를 읽어라.

상대가 늘어 놓는 요구들 뒤에 숨어있는 진짜 욕구를 읽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요즘 당신은 집안 일을 전혀 하지 않아’라고 화를 내는 와이프의 요구 안에는 ‘당장 화장실 청소 해, 2주일째 한다고 하고 안했잖아’라는 욕구가 있는 것처럼요. 마찬가지로 협상장에서 나를 어렵게 하는 상황이 있다면 혹시 내가 상대의 정말 욕구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가 이런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것이라는 나의 프레임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협상의 이런 조건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읽어내는 눈이 필요합니다.

4. 상대방이 이긴 것처럼 느끼게 하라.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협상장을 끝나고 뒤돌아가는 상대의 발걸음이 무거워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왠지모르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으면 그 협상이 다음 프로젝트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래서 양보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협상을 통해 상대방의 만족감을 높여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가게 해야 이후 일의 진행과  협상가로서 나의 평판에 있어서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5. 결국은 신뢰가 이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가장 중요하게 남는 것은 서로간의 신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왔다갔다 줏대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만날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믿을 수는 없지요. 내가 일관성 있는 원칙과 룰을 가지고 충실히 설명하며 협상에 임하는 모습을 보일 때 상대 또한 그 원칙을 존중하고 신뢰를 살 수 있게 됩니다.

워디독자 분들은 지금까지 어떤 협상을 해 오셨나요? 혹시 협상에 나아가실때 가지고 계신 원칙이 있나요? 나만의 협상의 기술이 있으신지요? 다양한 일 가운데 일어났을 협상의 장면들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떤 협상가인지, 또한 어떤 협상가로 보여졌을지 되짚어 보는 것은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굉장히 파워풀하게 쓰여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중에서 알고 계신 나만의 협상 비법이 있으시다면 워디랩스에게도 살짝 귀뜸해 주시고요. ^^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고 하네요. 오늘 추위로 쌓인 피로를 풀어내는 따뜻한 저녁 되시기를 바랍니다.

Be wodian,
Chi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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