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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Jan 16. 2019

실패 시나리오의 힘

By Wodian Grace 


안녕하세요? 워디랩스 독자 여러분!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워디랩스 Grace입니다. 

저희는 새해를 Jasmine과 함께 따뜻하고 청량한 호주 시드니에서 맞이했는데, 출장이라고 하기엔, 쉼과 수다가 더 많았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호주를 여행 하셨겠지만 깨끗한 하늘과 어딜 가든 우거진 키 큰 나무 (3~4층 높이는 되는 듯해요) 그리고 다양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은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축복이라 생각되네요. 그리고 크고 작은 아름다운 해변과 바닷물의 반짝임이 매력적인 시드니는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그림 같은 풍경의 곳이지요. 



여행을 하다 보면 때론,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평생 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품게 되는데.. 시드니에 머무르며, 한국을 떠나 새로운 땅인 이곳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과의 진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한 지인은 교외의 쇼핑몰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저녁 10시, 11시가 넘어도 마칠 수가 없고 쉼이 없는 날이 연속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장사를 해도 6시에 모든 쇼핑몰이 문을 닫고 휴식도 충분히 보장되는 삶이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 이슈, 또 예상치 못한 세금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 법률적인 문제로 인해 따라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들 등.. 다른 해결해야 하는 일의 중압이 크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더라고요. 최근엔 현금으로 처리된 것을 매출로 잡지 않은 것을, 직원이 고발하여 벌금과 세금으로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물어야 했다며.. 한국에서는 당연히 그 정도는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이곳에서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속상해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 집 렌트비, 작게는 교통 범칙금까지 여행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한 호주 생활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지요. 

또 다른 한분은 호주의 모 은행에서 일하는 분이셨는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겉으로는 밝고 친절하지만, 자신들만의 네트워크와 강한 유대로 이방인이 끼어들 수 없는 장벽이 너무 크다며 회사 내에서 유대감을 느낄 수 없다며 괴로워했습니다.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고 호주로 왔지만, 예상하지 못한 장벽을 넘어서기 어렵다며 예전의 생기를 잃어버린 얼굴로 어디론가 다시 떠나고 싶어했지요. 


새로운 토양을 찾아 겪은 실수와, 실패의 이야기는 워디랩스가 워크 디자인 공식에서 이야기하는 'Soil’ 콘텐츠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다듬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Soil' 단계에서 저희는 새로운 땅을 찾을 때, 그것이 새로운 조직이든 나라든 자신의 씨앗을 틔울 환경을 선택하기 전 그 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상상하고, 공감하고 직/간접적으로 사전에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새로운 땅에서 막상 무척 힘들어하시는 분들 중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씨앗이 자랄 토양 (직장, 나라 등)을 조사하고, 치밀하고 차분하게 준비하신 분들도 많았거든요. 

도대체 무엇이 빠진 걸까?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던 걸까요? 


정보를 모으는 것 이상으로 반드시 괴롭지만 시도해 보아야 하는 것은 미리 처절한 실패를 예상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 한다는 가르침에 익숙해져서, 실패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그려내는 힘은 기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나쁜 생각을 하는 것 자체로 부정을 탄다고 여기곤 하지요. 

그런데, 토양의 점검에 있어서는 완벽한 실패의 시나리오를 그려내는 것만큼 안전하게 준비하는 방법도 없다는 것이 저희의 진화된 생각입니다.


내가 그곳에서 적응에 (완전히)실패한다면?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실패 상황이 닥치게 되었을 때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모조리 리스트업 해 보는 것입니다. 이 작업을 하게 되면, 현재 내가 어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지 어떤 정보가 부족한지 분명하게 눈에 보이게 됩니다. 물론 이는, 토양에 대한 치밀한 정보를 모으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토양 이해가 선제된 후 이루어져야 작업입니다. 또 실패시나리오는 추진하려고 하는 일이나, 새로운 토양을 선택해야할지 말아야 할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용도는 아닙니다. 더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진짜 움직이고 싶을 때 작성해야 하는 무기이지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종의 예방주사의 효과가 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 실제 직면 했을 때 덜 당황스럽고, 문제를 냉정하게 풀어나가는데 분명 도움이 될거에요. 


아름다운 시드니에서 새해를 시작하며 '다 잘될거야' 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재미있게도 '실패'라는 키워드로 진지하게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워크디자인을 또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하게 되었네요 :)

우리 모두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보다, 조금 더 늙었고 ^^ 또 성숙해 진 듯 합니다. 

2019년 새로운 토양을 찾고 있다면, 희망의 정보와 실패의 시나리오로 미리 주사를 맞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올 한해 우리에게 닥칠 다이나믹한 일들 앞에서 훨씬 여유로워 질 수 있을거에요! 


Be Wodian
Grace Choi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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