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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May 02. 2019

타노스를 이해하다

By Wodian Grace 

어벤져스 마지막 시리즈 엔드게임이 나왔습니다. 첫 개봉일에, 저도 다녀왔습니다. (이 글에서 스포는 없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도 엄청 아쉽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면서 마치 우리가 함께 향유했던 그 무엇인가를 떠나보내는, 한 시대가 또 이렇게 가는구나 하는 그런 아쉬움에 젖은 시간이었답니다. 참고로 극장에서 제 뒤에 앉아있던 한 남자분.. 엄청 울더라구요. 그저 아쉬웠나 보아요. ㅋㅋ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전우주 인류를 ‘반’으로 줄여버린 악당 ‘타노스’를 아시나요? 정말 어마어마한 악당입니다.  그의 세계관은 ‘안티 나탈리즘’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데.. 출산은 지구와 자연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기만 하니, 더 이상의 출산을 중단하고 인류를 지구에서 점차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안티 나탈리즘(anti natalism)입니다. 즉  인구억제주의인데, 안티 나탈리즘(anti natalism)에 따르면 인간은 지구와 동물들에게 해악만 끼치는 존재이므로 조용히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됩니다. 

무시무시하지요. 


그러나.. 인간이 지구에 미친 만행을 떠올려보면 극단적이긴 하지만 ‘타노스’가 무엇을 궁극적으로 원하는지는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도 다른 차원으로는 ‘공존과 평화’를 원했지요.


타노스를 전적으로 옹호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 인간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인간의 탐욕은 실로 끝도 한도 없어서 세상의 많은 것들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특별히 악한 마음을 먹지 않고 그저 살아 숨 쉬고, 필요한 것을 취하는 것 만으로 지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존재입니다. 저희 집은 일주일에 한 번만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가져갑니다. 그래서 매주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었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식구 4명이 사는데  택배 상자, 포장지, 플라스틱, 비닐, 각종 쓰레기가 천장만큼 쌓일 때도 많습니다. 인터넷 주문이 늘면서, 직접 가서 장을 봐 올 때보다 세배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이 많은 쓰레기를 버리면서 아.. 다음 주엔 좀 줄여봐야지 하면서도 문 앞까지 배송되는 편안함과, 경제적 비교(좀 더 싼 제품을 검색하여 구매)에 익숙해져 좀처럼 개선이 쉽지 않았습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버린 쓰레기는 도대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매주 배출하는 쓰레기를 제가 살아온 해만큼 셈하여 부피를 따져보니, 적어도 아파트 한동만큼은 버렸겠더라고요. 그것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떠한 살아있는 생명체를 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으로서 160센티가 조금 넘는 이 몸을 유지하고, 살아가는데 지구에게는 엄청난 부담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런 생각을 품고, 애를 써 보았지만 사실은 역부족이었습니다. 


마트의 모든 물건들은 예쁘게 비닐봉지로, 플라스틱으로 모두 포장이 되어있고 더 예쁘고 멋진 제품으로 보이고자 두 번 세 번 패키지가 되어 있는 상품도 너무 많았습니다. 겨우 겨우 골라 사 오긴 했지만, 나 혼자 이런다고 뭐가 해결이 되겠나며 제 안의 다른 내가 까탈스럽게 좀 굴지 말라고 유혹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이런 생각을 품기 시작하니 무심코 사고 버리던 저의 일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주 작은 변화이지만, 확실히 전과는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브레이크를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 되었다면 이제 좀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기 계발을 돕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만 생각하고 계발하는 삶은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자기 계발은 나와 타인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세상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할 수 있는 포괄적 시선 안에서 방향성을 가져야 하니까요.


사실 지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타노스’ 이기도 ‘어벤저스’ 이기도 한 존재가 아닐까요?  어벤져스 시리즈는 끝났지만, 우리 모두는 지구를 지키는 어벤져스가 될 수 있습니다. 워디라운지의 5월 주제는 지구생각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현실 어벤져스 팀의 새로운 쉴드가 되어 드릴게요. 함께 해 주세요! :) 


https://www.onoffmix.com/event/176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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