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애정하는 계절

불완전하지만 나다운 것

오랜만에 블레이저를 꺼내 입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유난히도 무덥고, 다정했던 올여름을 하나하나 기억해 본다.


매년 같은 계절이 반복해서 돌아오지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오는 설렘도 매번 반복된다.

특히나 내가 가장 애정하는 계절이 올 때면 괜히 옷장을 한 번 더 뒤적여 보고, 거울을 두어 번 더 들여다본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지만, 좀 더 멋지게 옷을 입고 나면 괜히 오늘 하루 더 잘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살면서 많은 선택들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완벽하고 완전한 선택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떤 길을 택하든 다른 가능성은 남겨두었고, 두고 온 그곳엔 늘 아쉬움과 미련이 함께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후회는 없었다. 심사숙고를 했든,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선택을 했든 간에 내가 원했고, 내가 추구했던 것들이라 믿기 때문이다. 불완전하지만 나다운 선택을 계속해 나가는 것, 사람들의 비난이나 험담에도 나의 선택을 믿는 것, 흔들림 속에서도 나의 가치와 방향을 지켜 가는 것, 그것이 결국 나를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길이라 믿는다.


그렇게 난, 오늘도 맘에 드는 옷을 꺼내 입고 거울을 보고 한번 웃어본 후에 거울 속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눈인사를 했다. '괜찮아. 넌 가장 너다운 선택을 할 거야.'


예전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된 주제에 대외활동 많이 하고 싶다던 나에게 상사분이 그러셨다.

"나대지 말고 내실을 쌓아"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립(而立)도 지났고,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라는 불혹(不惑)이 지났는데, 어떤 일 앞에서 늘, 이게 맞을까, 틀릴까, 나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 고민을 하는 것 보면 아무래도 아직은 "내실을 쌓을 때"인 것 같지?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결심하고...

완전하지 않은 순간마다 최선을 고민하다 보면 지천명(知天命)에 가까워지는 날도 오겠지.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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