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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정저장소 Dec 29. 2020

29. 그들이 온다. [일상]

2021년에는 얼마나 대단한 친구들이 올까.

매년 1월 1일이 되면 10대의 마지막 자락에 있던 친구들이 사회로 물밀려 오듯 몰려온다. 내가 사회로 처음 왔을 땐 마냥 좋았고, 다음 친구들이 사회로 왔을 땐 반가웠고, 다음으로 사회 오기를 기다리는 친구들을 보면 빨리 나와서 같이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줄지어 어른의 세계로 올 때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었다. 새로운 친구들이 계속해서 들어옴으로 인해 나는 내 자리에서 밀려나가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밀려나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밀려나가는 게 아니라 내 자리를 뺏기고 밀리는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만 한 개씩 늘어나기만 했지, 그 시간 동안 특별한 결실을 얻은 적은 없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데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자신의 꿈에 성큼 다가가 있거나, 벌써 성공한 모습을 보면 나는 이번 연도도 수확 없이 뒤로 밀려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들이 사회로 오면 반가우면서도 나한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세상이 나에게 무엇인가를 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직 졸업하지 마 얘들아.. ᄒᄒ
나에게 자리 잡을 시간을 조금이라도 주면 안 되겠니..

나 아직 올해 수확이 덜 끝났어.
올 거면 내 것은 좀 남겨줘ㅠㅠ
2021년에는 얼마나 대단한 친구들이 올까.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얼른 새로운 친구들을 반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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