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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y Jul 22. 2019

자고 일어났더니 구독자가 23배 늘었다

우리의 세상은 당신의 생각보다 복잡하다


조회수 5000.



얼떨떨했다.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5000이 별거냐 할 수 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두 자리를 찍으면 쾌재를 부르는 게 일상이었.


과정 자체는 별 게 없었다. 정운 좋게도 페이스북 페이지 <인생공부>, 그리고 신영준 박사님이 내 글을 공유했다는 그 사실 하나구독자 23500%나 증가다.


어떻게 빵 터질 수 있었는지 분석해보자. 글의 어디가 좋았을까? 내용이? 첨부한 영상이? 전적으로 말하면, 그저 운이 좋았던 거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수학을 멋들어지게 하는 학자가 아니더라도 좋다. 내가 쓴 글을 유명한 페이지가 발견하고서는 공유를 해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설령 공유해줬다 한들, 그 게시물이 빵 터질 확률은? 히 낮지 않을까?


그 전날, 아니 당일 아침까지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복잡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어 정의는 분야마다 달라서 명확하게 짚을 수 없지만, 마다 공통적으로 다루는 개념이 있다.


복잡계는 확률적으로 극히 낮다고 여기지만 일단 발생하면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낳는 사건이 일어나는 세계다.


1. 이는 너무 복잡해서 예측할 수 없으며(예측 불가능성)
2. 그렇기 때문에 몇 가지 단순한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환원주의적 오류).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나비 효과"가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인데, 일반적으로 우리는 사소한 사건이 엄청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 예시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곳은 다른 데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변수들이 작용했을까? 옆집 아주머니의 부채질이,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당신의 발걸음까지. 우리는 이 모든 걸 찾을 수 있을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반대편의 태풍을 보고서 범인이 나비라는 것을 찾아낼 수 없다. 원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이 너무나도 복잡해서 결과에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복잡계의 핵심이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원인이 될만한 어떤 현상을 보고서 이것이 결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예견할 수 없다.

즉, 우리는 그 현상이 복잡계에 놓여있다면 이를 예측할 수도, 그 원인을 파악할 수도 없다. 우리가 운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결과를 어떻게 뒤흔들지 아무도 모른다. 설령 우리가 예측해낸들, 그 역시 복잡계가 만들어내는 수만 가지 시나리오 중 극히 낮은 확률로 맞아떨어진, 순전히 운일뿐이다.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인데, 이번에 읽은 <블랙스완>에서는 이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렙, <블랙스완>

블랙스완은 말 그대로 검은 백조를 의미한다. 귀납주의의 반례로 등장한 개념인데, 우리가 100년 동안 흰 백조를 관찰한 결과로부터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귀납적 명제를 세운다고 하자. 검은 백조는 그에 대한 반례이다. 이러한 예시가 나타날 확률은 경험적으로 극히 낮다고 여기지만 그 하나의 존재가 이제껏 세웠던 패러다임을 한순간에 뒤흔들 수 있다. 블랙스완은 이러한 "반증 가능성"에 대한 표상으로 쓰인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예측이 어려우니 전문가의 말을 믿어서도 안되나? 모든 것이 운에 달려있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로또나 매일 사야 되나?


첫 번째, 예측이 어려우니 전문가의 말을 믿으면 안 되는 건 맞다. 단,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분야에 따라 복잡도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주식 차트를 위시한 사회, 경제적 현상은 대표적인 복잡계이다. 이런 분야에서는 전문가의 말을 참고하되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긍정적인 블랙스완에는 최대한, 부정적인 흑조에는 최소한으로 노출하는 행동이다. 쉽게 말하면 예측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늘 대비해야 한다.(이를 "안티프래질"이라고 하는데, 아직 책을 읽지 않아 다음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반면, 우리의 일과를 생각해보자. 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받거나, 사람들 앞에서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 등은 낮은 복잡도를 지닌다. 운이 작용하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자신의 실력이 큰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영역에서는 요행을 바라지 말고 그저 묵묵히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 로또는 복잡계가 아니니 착각하면 안 된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로또를 비롯해 도박은 복잡계가 아니다. 확률을 명확하게 계산할 수 있으며, 외부 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확률에 변동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복잡도가 낮다. 따라서 기댓값을 계산할 수 있고, 대수의 법칙을 따라가기 때문에 횟수가 증가할수록 필연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로또는 좋은 대안이 아니다.





정리하면,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복잡하다. 그러니 이것이 어떤 패러다임으로 굴러가는지 이해해야 한다. 세계를 알아야,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책이 당신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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