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ny Sep 10. 2019

왜 네가 컴퓨터를 붙잡고 있나

일에 대해 가져야 할 2가지 관점

일을 하나 받았다.


"여기 엑셀 파일에서 기여도 높은 사람 순으로 정리해서 보내줄 수 있어?"


 예전 같았으면 무작정 사람 이름을 셌을 거다. "하나, 둘, ..., 1022.."

=> 3시간



그런데 엑셀을 다룰 줄 알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각 셀에 사람 이름이 들어가 있네. countif를 써서 사람 이름 개수를 하나씩 세면 각 사람마다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엑셀 역시 문자 자체를 잡아내지는 못한다. 가장 앞글자 또는 가장 뒷글자만 읽어낼 수 있는데, 성이 같거나 뒷글자가 같으면 세기가 복잡해진다. 심지어 사람 수가 두 자릿수가 넘어간다. 그러면 또 노가다가 들어간다.

=> 1시간 반



여기서 파이썬까지 다루면 어떻게 될까? "판다스 import해서 엑셀 파일 csv로 불러낸 다음에 value_count하면 되겠네."

=> 10






여기서 배워야 할 게 두 가지가 있다.

1. 일은 벡터다. 벡터는 방향과 크기를 함께 갖고 있는 양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무게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살이 찌는 방향이 있긴 하지만..) 속도는 왼쪽으로 90키로와 같이 나아가는 방향을 함께 가진다.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중요하다. 3시간이라도 걸리는 일을 밍기적대며 1일 동안 하면 없던 짜증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더욱 생각해야 할 건 방향성이다. 3시간이나 해야할 일을 10분만에 끝낼 수 있는 방향이 있다. 그러니 무작정 시작하기 전에 방향부터 잘 설정해야 한다. "더 편한 길은, 더 쉬운 길은 없나?"



2. 일을 레버리지해라. 왜 벡터를 문과생인 네가 그리고 있나? 가장 놓치고 있는 생각이었는데, 모든 걸 내가 도맡아서 해야된다는 강박이었다. 저 엑셀 파일을 왜 내가 다루고 있나. 컴공 친구한테 전화해서 2만원 줄테니 이거 정리해달라고 부탁한다. 30분에 2만원이면 그 친구도 개이득이다. 고용까지 창출해낸 셈이다.

바야흐로 AI의 시대다. 아니, 정확히 컴퓨터와 통계의 시대다. 모두가 머신러닝을 공부하는데 여념이 없다. 공부하는 건 좋다. 일단 그게 뭔지는 알아야 써먹어도 잘 써먹든 말든 하지.(사실 이 부분조차도 동의하지 않는 사업가들이 있다. 그냥 써먹는 것 마저도 레버리지하라고.) 근데 왜 그걸 혼자 다 하려 하나?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이 널렸다. 공급의 경쟁률이 치열해지면 단가가 낮아진다. 이 세계는 앞으로 계속 단가가 낮아질 영역이다. 자동화가 계속해서 이뤄지는데. 그럼 그걸 그냥 써먹으면 된다. 왜 내가 컴공도 아닌데 컴퓨터 붙잡고 머리 싸매야 하나? 돈 써서 사람 고용해라. 머신러닝 배우면 몸값이 올라간다고 외치는 건 더 나은 피고용인이 되기 위한 발버둥이다. 고용주의 마인드로 살아야 한다.

공부가 좋아서 하는 거면 해도 된다.(내가 그래서 공부하고 있다..) 근데 그걸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을 할 거면 배워서 써먹을 생각하지 마라. 그거 다 배울 즈음에는 이미 트렌드 바뀌어 있다. 그거만 쫓아가다가 평생 그거만 하는 거다.

비트코인으로 돈 버는 방법이 뭔지 아나? 블록체인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 지갑을 열고 사는 거다. 오르면 팔아서 버는 거다. 끝.  배워서 돈 벌겠다고 생각하면 평생 배우기만 하다가 끝난다.


가장 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방안을 늘 고민하자.

이전 11화 워라밸은 잘못된 표현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