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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y Feb 02. 2020

지도도 안 보고 목적지를 가겠다고?

웹사이트 리뉴얼도 전략이 필요하다

https://brunch.co.kr/@wodns1324/88

https://brunch.co.kr/@wodns1324/89


“내일은 경쟁사 분석 및 예산 선정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오늘은 원래 경쟁사 분석, 예산 선정부터 하려 했다. 우리 사이트에 문제가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는데?


착각이었다. 기존 사이트가 고객에게 명확히 어필하지 못한다는 큰 틀만 있었을 뿐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어떻게 문제가 있다고 콕 집어 말하려니 입밖에 튀어나오지 않았다. 누군가를 모방하든 돈을 얼마를 쓸지를 정하든 일단 우리 문제부터 똑바로 선정해야 했다. 그러고 나니 다시 방향이 잡혔다. 지금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웹사이트 리뉴얼 사례에 관한 리서치이다. 나보다 훨씬 전문가들은 웹사이트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분석하는지부터 알 필요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웹사이트 개발/리뉴얼 기획서 작성 10단계>라는, 굉장히 잘 정리된 글을 찾을 수 있었다. 글의 시작부터 뼈를 때린다.


웹사이트 리뉴얼이 실패하는 이유



1. 디자인에만 집중한다


보기 좋게만 만드는 건 리뉴얼의 본질이 아니다. 지금 사이트는 보기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예쁘지 않아서일까? 디자인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워낙 디자인이라고 단어 자체를 많이 써서 고유명사처럼 쓰이지만, 공학에서는 design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설계”이다.

그중에서도 웹사이트 디자인이라고 한다면, 사용자가 사이트에 들어와서 구매를 누르고 후기를 작성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한 설계이다. 그렇다면 그 설계는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며 직관적이어야 한다.

다시 한번 물어보자. 우리 웹사이트는 예쁘지 않은  문제인가?”

아니다.

1) 직관적이지 않다.

작은 크기의 글씨와 긴 글, 맥락에 맞지 않은 이미지로 인해 간결하지 않다. 고객이 우리 회사, 우리 제품이 궁금해서 들어와도 곧장 나가버릴 게 뻔하다.


2) 고객의 언어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객의 언어 (why) -  “ 퍼팅이 어려운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판매자의 언어 (what) - 곡면 퍼터의 우수성, 특장점만을 나열해 고객의 결핍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2. 전략기획서가 없다


모두 다 잘하면 좋으련만, 그런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다.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무엇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지 인지해야 한다. 이걸 문서화하면 그것이 곧 전략기획서가 된다.  


하지만 위에서도 적었듯, 단순히 예쁘지 않다고만 생각했지 이걸 개선할 방안을 나열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작업이 전혀 없었다. 지금부터 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위 사이트의 사례와 달리 거의 전권을 가져올 수 있어 의견을 쉽게 반영할 수 있다.



3. 예산 및 업체 선정은 1, 2번이 끝나고서야 할 수 있는 거다


원래 오늘 하려 했던 경쟁사 사이트 및 참고할 레퍼런스 수립, 그리고 예산 짜기는 위의 1, 2번이 나오고서야 접근이 가능한 거였다. 보통은 3번이 1번이 되는 게 맞지만, 나는 1번과 2번 이유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부족했다.



큰 문제의 줄기를 파악했으니, 웹사이트 전략을 수립해보자.


1. 우리 사이트를 방문할 사용자부터 파악하자


우리 사이트를 방문하는 이들은 저마다 직업, 성별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공통점이라면 바로 1) 골프를 치고 2) 우리 제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두 부류로 정의하면

1) 우리 제품을 인지하고 있는 잠재적 고객

현 사이트의 문제는 이들에게 소구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소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는 크게 회사 소개 / 제품 소개 / 동영상 세 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각 카테고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 고객들의 후기를 쉽게 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는 두 가지 장점을 가져올 수 있는데


이미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이 새로 사려는 사람들에게 증거가 되어주고

우리가 고객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이미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품 소개보다는 우리 제품을 쓰며 느꼈던 불편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회사에게는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고객에게는 자신의 요구사항이 바로 적용되니 회사의 성장에 참여한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2. 우리가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웹사이트를 리뉴얼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 제품을 소개하는 것? 제품 소개는 홈페이지까지 가지 않는다. 상세 페이지 안에서 끝장내야 하는 게임이다. 웹사이트만이 줄 수 있는 걸 생각해야 한다. 바로, 고객과의 소통이다. 우리는 그들과 보다 더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들의 요구사항, 불만을 받아들이고 개선해 함께 퍼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나 우리 제품은 기존 퍼터의 관념을 확연히 깨기 때문에 혁신을 뒷받침하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가 측정해야 할 지표는 기본적인 트래픽과 더불어 후기글의 개수  평점이다. 영화 <머니볼>에서 단장은 “출루율”이라는 데이터 하나를 기준 삼아 이를 우직하게 밀어붙여 20 연승을 거뒀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후기글이 없다면 쉽게 쓸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후기가 생기면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3. 디테일하게 웹사이트를 진단해보자.


위에서 크게 두 가지 관점, 직관적이지 않고 판매자의 언어로 되어있다는 것이 우리 웹사이트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보다 디테일하게 문제를 살펴보자. 먼저 회사 소개 부문이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글 위주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씨도 작다.

우리 회사 제품군을 먼저 드러내서도 안 된다. 고객이 겪고 있는 불편을 먼저 찔러야 한다. 자신이 느꼈던 결핍을 인지해야 그 솔루션을 떠올릴 수 있다.

다음은 제품 라인 소개이다.




먼저 1) 제품군이 너무 많다. 사진에서는 8개만 있지만, 실제 사이트에서는 20개가 저렇게 세대별로 쫙 나열되어 있다. 사실 많은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는데 여기서는 문제가 된다. 왜냐면 2)  제품별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각 제품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명확하지 않으니 카테고리가 나눠지지 않고, 그러다 보니 너무 많다고 느껴지게 된다. 분류만 잘해줘도 훨씬 깔끔해질 것이다.

세 번째는 동영상인데...

???


재생이 안 된다.. 이런...

마지막으로 사용후기 및 건의사항이다.

제품사용후기


건의사항


아예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후기 및 요구/개선사항이 게시판에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고객들의 요구에 대한 답변이 전혀 올라와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홈페이지 관리를 전혀 하지 않네요.”라는 고객의 피드백만 봐도 사이트 리뉴얼 및 고객 의견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필요성이 보인다.


오늘은 사이트의 발전 방안에 대해 고민해봤다. 다 좋은데, 워낙 큰 문제다 보니 주말 시간을 통째로 써버리게 된다. 본업인 연구를 손 놓을 수만은 없는지라, 앞으로는 시간 배분에 좀 더 힘써야겠다. 한달머니는 공부부터 글쓰기까지 최장 2시간을 넘기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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