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만에 이 모든 걸..?
단 하루. 선택지를 받은 후, 하루 고민한 끝에 개발자를 선정했다. 사실 고민이랄 것도 없었다. 순간의 희열에 취해 혹시나 놓친 게 있는지를 경계하기 위해서였다. 차분한 상태에서 점검하기 위해 약간의 기간을 둔 정도다.
웹사이트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12일이 지났다. 지금까지 왜 웹사이트를 만들게 됐는지, 목표는 무엇인지, 어떻게 구상할 것인지를 짰다. 그리고 오늘, 개발자 선정까지 마쳤다.
어떻게 이런 빠른 선택이 가능했을까?
첫 번째는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준명님과의 강한 신뢰 덕분이다. 준명님 덕분에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께 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스피드를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준명님의 글이 아주 잘 팔린 덕분에 업체 선정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먼저 연락이 왔으니까. 만약 우리가 일일이 선택지를 마련하려 공들였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거다. 특히나 업체 선정은 민감한 부분이니까. 기획과 같은 큰 틀은 마련해놨으니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디자인까지만 잘 뽑힌다면 정말 한 달 안에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테다.
하지만 신뢰만 믿고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오히려 내 신용을 깎아먹는 행위다. 준명님과 일하기로 한 개발자 포트폴리오를 요청드렸다. 꼼꼼히 확인하고서, 우리 사이트의 구상에 가장 근접한 포트폴리오를 발견하고서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함께하는 건데, 무임승차해서 에너지를 갉아먹는 건 안하느니만 못하다. 나 역시 1인분의 몫을 해내야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반성이 든다. 정말 제대로 공부하고 실천하고 있나? 어느새 중반에 접어들면서, 초반의 열의가 약간씩 가라앉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논문 주제를 정하면서 본업에 매달리느라 거의 손놓다시피 했다. 2번은 나부터 되새겨야 할 말이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왜 시작하게 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자. 신뢰만 믿는 건 신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