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올해는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며칠이었지만, 겨울로 진입한 것 같았답니다. 나무에 단풍이 들기도 전에 갑자기 겨울처럼 추워져서, 나뭇잎이 녹색으로 얼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답니다. 다시 날이 풀리며 하루의 기온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올해의 단풍이 최근 몇 년 동안에 본 것 중에 가장 화려하고 곱습니다. 기대하지 않아서, 포기해서였던지 더욱 아름답습니다.
아!---- 와우!!!!!!!라는 말만 나옵니다. 올해는 말로만 들었던, 단풍이 저 높은 하늘 끝에서 땅 쪽 아래로, 나뭇잎의 끝에서 가지 쪽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에 붉은색과 노란색과 초록색의 나뭇잎이 함께 있기도 합니다. 조금씩 명도와 채도를 달리하며 높이가 있는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노란색의 단풍보다는 붉은빛이 더 붉고 곱습니다. 같은 붉은 계통의 색깔이 조금씩 다르면서 독특하게 차이를 낸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아! 물론, 노란색의 튤립나무도 은행나무도 느티나무도 곱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환하지만 은은하고 붉게 빛나는 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나무가 단풍나뭇과의 신나무이거나 복자기나무입니다. 올해 처음 보았습니다. 단풍이 스스로 빛을 낸다는 것을. 그 나무 옆에 서면 우리를 위한 환한 조명이 켜진 듯합니다. 사진을 ‘찰깍’ ‘찰깍’ 찍게 됩니다. 단풍 든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도 그 어느 때보다도 멋져 보입니다. 하늘이 주인이 아니라 단풍나무가 주인으로 말입니다.
햇빛을 받은 단풍잎은 더욱 빛납니다. 이럴 때는 위대한 자연신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햇볕이 주는 따스함과 다르고, 햇살이 펼치는 모습과 다릅니다.
위대한 자연 신의 마음이 단풍나무를 통해서 저에게로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신의 힘으로 나뭇잎이 빛나듯이, 내 몸 안의 등불도 밝혀주시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냥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내 몸 안에서 자그마한 알갱이들이 웃음 폭탄처럼 터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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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있어서, 나를 놀라고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선물이 아닐까요.
그래서 묻습니다.
당신 앞에 놓인 선물을 풀어보셨나요?
이 계절, 이 가을이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 말입니다.
아시겠지만, 이 선물은 신기한, 마법의 선물이랍니다.
왜냐하면, 선물을 받아들이고자 마음을 먹기 전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물의 포장을 여는 구체적인 방법도 아시나요?
가위나 칼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을 다칠 일도 없습니다.
당신이 하던 일을 멈추고, 숨을 가다듬고, 고개를 들고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조금 더 큰 선물을 받으시려면 몸을 움직여 밖으로 조금만 더 나가면 됩니다. 눈만 즐거운 선물이 아니라, 마음에 가득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선물을 만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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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선물은 이번 가을에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선물을 받는다면, 추운 겨울의 선물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방법을 알았으니까요. 계절의 순환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니까요. 남녀노소 빈부의 차이 없이 모두에게 주는 선물이어서 기쁩니다. 모두가 받는 선물이라서 누구도 시기와 질투로 마음을 다칠 일이 없습니다.
마법의 선물이어서 포장 속의 선물은 각자 다르게 보일 겁니다. 신기한, 각자의 맞춤 선물이니까요. 이번 가을이 끝나기 전에 당신 앞으로 온 선물을 개봉하시길 바랍니다.
어쩜, 행복은,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